2011.04.07 11:48
산사야음 - 송강 정철
조회 수 4409
山寺夜吟(산사야음) - 松江 鄭澈(송강 정철 1536~1593)
蕭蕭落木聲(소소낙목성)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소리를
錯認爲疏雨(착인위소우)
성근 빗방울 소리로 착각하고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중 불러 문 밖에 나가 보라 했더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시냇가 나무 가지에 달만 걸렸다네
바람이 불어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는 빗소리로 착각하기 쉽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쓸쓸할 때는 보들레르의 시 ‘내 마음 속에 흐르는 비’ 처럼 그저 빗소리의 환청이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정철은 역시 고관대작답다. 처량한 감상에서 재빨리 빠져 나온다. 단잠에 떨어진 중을 깨운다. 비오는지 나가 보라는 것은 핑계이고, 잠 안 오는 밤 말상대가 필요했을 것이다.
옛 시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사람 없는 깊은 산에 낙엽 지고 쓸쓸히 비 내린다.’에서 첫 구를 따왔다. 이 구절을 ‘빈 산에 낙엽소리 우수수’라고 번역해도 어색하지는 않으리라. 唐 시인 無可上人의 秋라는 시 한 구절을 소개한다. 聽雨寒更盡(청우한경진)/開門落葉深(개문낙엽심)/빗소리 들으며 찬 밤 새우고/문을 여니 수북한 낙엽.
*蕭蕭(소소):바람이나 빗소리가 쓸쓸함. 瀟瀟(소소):비바람이 심하게 침. *落木(낙목):원 뜻은 잎이 떨어진 나무, 裸木(나목)이나 여기서는 낙엽이 떨어짐을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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