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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jpg 이승만 대통령과 장제스 자유중국 국민당 총재 간의 정상회담이 끝난 7일 오후 6시, 손원일 제독은 집 주인 자격으로 간단한 칵테일파티를 열었다. 칵테일과 음료를 나누며 무더위도 식히고 가벼운 환담하는 자리가 파하자 이대통령은 자신의 별장에서 공식 환송만찬 행사를 주재했다.

이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오늘은 위대한 날’ ‘장 총통은 중국 국부 손문(孫文) 선생의 유일한 후계자’ 등 평소 쓰지 않던 표현을 사용했다.

회담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싶었던 것 같다. 취임 후 처음 갖는 국제정치가와의 성공적인 회담에 지극히 만족한 표정이었다.장 총통도 답사를 통해 한중 두 나라의 운명적인 인연을 강조하는 답사를 낭독한 뒤에 다음과 같은 옛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해내존지기(海內存知己)
천애약비린(天涯若比隣)
(뜻이 통하는 벗이 세상에 있으면
(저 먼 하늘의 끝도 이웃과 같다)

이대통령 ‘오늘은 위대한 날’

기념 촬영·기념 식수 같은 공식행사 뒤에 숙소로 돌아간 장 총통은 중국과 인연이 있는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충칭(重慶) 임시정부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신익희 국회의장, 이청천(본명 池大亨) 국회 외무·국방위원장, 김홍일 육군사관학교장, 신석우 주중 한국대사 등이 면담했는데, 방한 직전 암살된 김구 선생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아들 김신 장군을 면담할 때는 숙연한 침묵이 감돌았다.

출발 몇 시간 전 장 총통이 손제독을 불러 한국 체류 중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보살펴 준 데 대한 감사를 표한 일로 해군 장사병 모두가 감격한 기억이 새롭다. 이대통령도 해군의 노고를 크게 치하해 해군 전체가 격려를 받은 기분이었다.이대통령이 장 총통을 초청한 것은 38도선 이북 북한 정권이 적화통일 노선을 노골화하고 있는 데 대한 대비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소련 및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데 비해, 신생 한국은 제1의 후원국인 미국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당시 한국인 공통의 정서이기도 했다. 애치슨라인 정책으로 주한미군 철수가 결정돼 위기감도 더해졌다.

동지의식 공감대 형성 작용

가까이 있는 나라 가운데 믿을 만한 나라는 자유중국·필리핀·베트남 정도였다. 일본은 아직 적으로 취급하는 나라였다. 그중 장 총통의 자유중국을 가장 믿고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같은 공산주의 피해국이라는 동지의식 때문이었다. 거기에 항일 독립운동기간 중 서로 의지했던 개인적 교분이 작용했다.

정부가 수립되기 전인 1947년 4월, 이대통령은 남쪽만의 단독정권 수립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귀로에 일부러 자유중국 타이베이를 찾아가 장 총통에게 협력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귀국 즉시 이대통령은 장 총통에게 환대에 감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한국 초청의사를 전했다.

이 서한을 받은 장 총통은 기회를 보아 한번 방문할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자신도 대륙에서 공산주의자들에 쫓겨 섬나라 타이완으로 피란한 신세여서, 반공주의를 신봉하는 나라끼리 뭉치고 협력하자는 제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남한 단독정권 수립 후 이대통령에게서 정식 초청을 받고 쾌히 응한 것이다. <공정식 前 해병대사령관/정리= 문창재·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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