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 생활관(내무반)에서 근무하던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부대원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지난 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육군 28사단 최전방 초소(GP)에서 김모 일병이 수류탄을 던지고 소총을 난사해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사건 이후 최대 참사다. 희생된 병사들 부모의 심정은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지는 듯할 것이다.

김 상병의 평소 부대 내 언행과 수첩에 남긴 메모 등을 보면 서열과 군기를 중시하는 해병대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김 상병은 메모에 "(나의 반항적인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한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었지만 못했다. 군대에 와서도 그 성격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고 썼다. 병원에서 가진 필담(筆談) 조사에선 "너무 괴롭다. 더이상 구타, 왕따, 기수 열외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 상병이 말한 '기수 열외'는 부대원들이 일을 못한다든지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정 개인을 '왕따'시키고 심지어 후임병조차 선임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해병대 특유의 병영 문화를 가리킨다. 감수성 예민한 젊은이가 이런 압박을 받으며 내무반 생활을 하는 것은 그 누구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육·해·공군 사병 50여만명 가운데 2만명가량이 군생활 부적응이나 가정 사정 등으로 관찰이 필요한 '관심 병사'로 분류돼 있다. 특히 실탄을 다루는 사병들은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훈련소에서 간단한 인성·적성 검사를 받는 것 말고는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강도 높은 훈련과 엄격한 군기로 유명한 미 해병대는 해마다 전투 및 작전 스트레스 조절(COSC) 회의를 열어 장병들의 스트레스를 치유할 과학적인 대책들을 마련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해병 모 부대에서 청소불량이나 군기 해이 등을 이유로 후임병을 마구 때리거나 철봉 매달리기, 음식 강제로 먹이기 같은 가혹행위를 한 사례들을 조사해 발표했다. 해병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심도(深度) 있는 사후 조사를 벌여 해병대가 시대 변화에 맞는 정예 군대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조선닷컴 입력 : 2011.07.05 23:09 / 수정 : 2011.07.0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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