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해병대가 부각되는 것 같지만, 과거에는 이보다 훨씬 더했다. 타군과는 차별적인 복장과 두발, 군기 때문만이 아니다. 해병대는 역사적 격변기마다 등장해 뉴스의 초점이 돼왔다. 6`25전쟁과 월남전에서 신화적인 전공을 세운 것은 물론이고 5`16쿠데타 때는 주저하던 육군 부대에 앞서 맨 먼저 한강대교를 건너 서울로 진입했다. 혁명군 리더 박정희 소장을 구해줬건만, 도리어 1973년 해병대 사령부가 해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5공 때에도 견제와 압박이 계속돼 부대마저 없어졌다. 당시 해병대 관계자들은 공수부대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해병대 출신들이 들려주는 케케묵은 무용담도 부지기수다. 1970, 80년대 군용열차에 해병대원이 탑승하면 열차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열차 1량을 해병대원 2명이 독차지하고 일반 사병들은 얼씬도 못하게 한 웃지 못할 풍경도 벌어졌다. 휴가 나와 행패를 부리는 해병대원도 적지 않았고 그 폐해도 컸다. 1987년 국군의 날 행사 때 해병대와 공수부대가 집단 충돌, 수십 명이 다쳐 예정된 시가행진이 취소되는 사건도 있었다. 한 예비역 해병대 장성은 “그런 악습들이 해병대를 ‘춥고 배고픈 군대’로 전락하게 한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타군이나 사회 여론에 악영향을 미쳐 해병대가 제대로 대우받을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일이다. 연평도 도발에서 보듯 해병대만큼 든든한 군대도 없다. 누구도 예상 못 했던 기습 공격을 받고도 곧바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의지와 기백을 가진 군대를 찾아보기란 정말 쉽지 않다. 전통이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일이다.

 

포항과 해병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해병대 1사단이 1959년 이곳에 자리를 잡은 후 해병대원들에게 포항은 마음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포항이 철강도시 이미지를 갖기 전에는 해병대의 도시로 불렸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 가면 휴가`외출을 위해 오가는 해병대원들을 자주 보게 된다. 어릴 때 보던 무서운 해병대 아저씨와는 사뭇 다르다. 경직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유롭게 웃고 떠드는 모습에서 요즘 세대답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을 만나면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니겠는가.

<매일신문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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