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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환  중위(진) 해병대 흑룡부대

 

소위로 임관한 후 14주간의 보병 초군반을 수료한 뒤 짧은 휴가를 받고, 2011년 10월 10일 백령도에 입도했다.

장교라는 신분으로 나는 62대대 6중대 1소대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씩씩하고 멋진 소대원들과 함께 해안경계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무에 투입돼 한동안은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멀뚱멀뚱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실무에 적응하면서 일상이 익숙해질 때쯤 여유를 알게 됐다.

실무 생활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중대장님, 그리고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름 적응이 되고 나니 실무에서 지낸 두 달을 뒤돌아볼 수 있었다. 실무에 오자마자 처음으로 경험한 민·관·군 체육대회, 6중대 간부로는 혼자 참가했던 그리고 대원들과 함께 훈련받으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의지하게 됐던 유격훈련, 쌀쌀한 날씨에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고생했던 진지 정비, 갑작스럽게 준비하고 시행했던 신축 생활관으로 부대이동 등 두 달이라는 시간을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고, 입대도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사관후보생 때에는 올 것 같지 않았던 2012년이 다가왔다. 새해가 다가오니 문득, 실무에 오기 전 계획한 일들이 떠올랐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바쁘다는, 적응해야 한다는 핑계로 계획대로 지킨 것이 거의 없다. 열심히 운동하기·영어 공부하기·교범 읽기 등 조금만 신경 쓰고 행동하면 어렵지 않은 일인데, 다짐만 해 놓고 나 자신이 피곤하다고 조금 멀리한 것 같다.

 새해에는 거창하게 다짐할 것이 아니라 평소와 같이 원래 그랬던 것처럼 티 내지 말고, 바른 행동으로 소대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소대장이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밥을 먹는 것처럼, 때가 되면 잠을 자는 것처럼, 습관처럼 말이다. 상관의 눈에도, 동료의 눈에도, 부하들의 눈에도 한결같은 바른 행동으로 신뢰받는 ‘나’가 될 것이다.

새해를 아무렇지 않게 그냥 다른 날과 똑같이 늘 하던 것을 하는 것이 바로 작심삼일을 피하는 길이라 생각되고, 지금의 부족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새해는 용의 해다. 우연하게 지금 나는 해병대 장교로서 흑룡부대에 근무하고 있으며, 88년에 태어난 용띠다.

새해에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조국을 위해 힘쓰고 있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나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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