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누군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고귀한 선행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이란 말이 더 이상 전장에서만 유효한 말이 아님을 많은 군 장병이 헌혈로 증명하고 있다. 14일 세계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묵묵히 헌혈을 이어온 자랑스러운 장병들을 소개한다. 국방일보 조수연 기자/사진=부대 제공 

해병대 교훈단 김시열 원사, 헌혈 379회 달성.jpg

김시열 원사가 대한적십자사에서 받은 '최고명예대장'을 펼쳐보이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 꾸준히 나눔 실천 

“어느덧 379회나 헌혈에 참여했지만 횟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단 한 번 헌혈하신 분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해병대교육훈련단(교훈단) 정보통신교육대 선임교관인 김시열 원사의 목소리에서 온화함이 전해졌다. 그는 최근 헌혈 379회를 마쳐 화제가 되고 있다. ‘379’란 숫자는 주기적으로 헌혈하는 이들 중에서도 흔치 않은 대기록이다. 김 원사는 고등학교 시절 처음 헌혈한 뒤 많은 생명을 살려왔다. 그렇게 모은 헌혈증 350장을 최근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기증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헌혈. 고등학교 1·2·3학년 내내 학급장이었던 그는 봉사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헌혈을 시작했다. 1992년 12월 19일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에도 꾸준히 이어왔고, 최근에는 2주에 한 번씩 빠짐없이 혈액원을 찾는다. 그의 혈액형은 인구 중 2~5%밖에 없다는 AB형이라 ‘헌혈자 급감’이라는 절박한 상황이 닥친 코로나19 당시에도 수혈자를 미리 정하는 ‘지정헌혈’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등록을 한 뒤 8년여 만에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다음날 환자가 세상을 떠난 것.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뒤 또 다른 환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 원사는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최고명예대장’을, 2023년에는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장을 받았다.

기록적인 헌혈 횟수지만 대가를 바라지도 않았다. 김 원사는 늘 기념품 수령 대신 해당 금액만큼 기부하는 ‘헌혈 기부권’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헌혈뿐만 아니라 장기·조혈모세포 기증, 백혈병어린이재단 정기기부, 대학생 장학금 기증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의 삶 자체가 ‘나눔’이고 ‘헌신’이다.


헌혈하기 위해 건강 관리는 기본 

그의 꾸준한 헌혈은 평소 철저한 운동 습관 덕분에 가능했다. 김 원사는 2012년에 44세의 나이로 해병대 특수수색교육에 자원,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해 ‘최고령 수료자’란 타이틀을 얻었다. 또 100㎞를 완주하는 울트라 마라톤에 수시로 참가하며 나이와 환경을 뛰어넘는 투지를 뽐냈다. “시간 여유가 없어 마라톤은 예전처럼 못 하지만, 퇴근 후에도 밤 10시까지 테니스나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군인이라면 누구나 체력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또 “국민을 위해 헌혈하고 국가를 위해 몸을 단련하는 것은 해병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후배 장병들에게 모범이 되고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분 헌혈 주기인 2주마다 혈액원을 방문해야 편안할 정도로 헌혈은 그의 생활 일부가 돼 버렸다. 헌혈도 중독될 수 있나 보다. “아내는 왜 이렇게 (헌혈하러) 자주 가냐고 타박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2주마다 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할 정도로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군문 나서기 전·후 봉사 이어가고 싶어 

33년 동안 군에 몸담았던 그는 이제 만기전역을 8개월 남겨뒀다.

군복을 입은 이유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듯, 그 연장선상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교육생과 외부 강의에서 만나는 고등학생들에게도 헌혈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선임 교관인 김 원사 한마디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김 원사는 “권유가 잘 통한 건지 아침에 혈액원을 찾으면 군인들로 꽉 차 있다”며 웃었다.

그는 “교훈단은 병사들이 헌혈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 휴가로 쓸 수 있는 헌혈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교육 때 이런 제도를 소개하고 제가 느낀 뿌듯함을 공유하며 헌혈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 시간 해병대를 위해 헌신해 온 김 원사는 내년 2월로 다가온 전역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일생이었다고 할 수 있는 해병대에 대한 사랑과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선임교관으로서 후임들에게 모범이 되며,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주고 군문을 떠나는 게 제 임무인 것 같아요. 이런 게 모든 군인의 마음일 겁니다. 이제 군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아 착잡하지만 국가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을 마음에 새기고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봉사하겠습니다.” [국방일보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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