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제작 능력에 걸맞은 수준의 무기 시험평가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사진은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 발사시험 모습.

우리 육군의 차기 전차가 될 K2 흑표가 전자파 간섭 시험을 받고 있다.

 

무기체계 획득 위한 시험평가 발전방향 /  국방일보 2011.06.28

윤창옥 방위사업청 분석시험평가국장

 

26601.jpg 그동안 우리 방위산업은 범국가적인 지원과 민·관·군의 공동 노력으로 수많은 무기들을 개발했고 K9 자주포, T-50 고등훈련기 등과 같은 우리의 국산 무기가 세계시장으로 수출되는 등 질적·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

 이러한 방위산업의 발전은 기본적으로 품질이 담보돼야 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국산무기의 결함에서 보듯이 국민의 불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식과 혈육인 병사들이 성능이 담보되지 않은 무기를 갖고 전투에 임한다면 필연적으로 전투에서 패하는 돌이킬 수 없는 뼈아픈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일반상품이 품질 저하로 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되면 단순히 독점 회사만 도태될 것이나 무기체계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우리 방위산업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무늬만 국산화, 명품무기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성능 좋은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무기체계 획득 전반에 대한 일대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IT기술의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는 휴대전화 연구개발에 있어서 국내 모 회사는 모델링·시뮬레이션(M&S)에 기초한 설계와 제작을 거쳐 시제품을 만들고, 주요기능이라 할 수 있는 개폐기능과 스위치 누름 기능을 백만 번 넘게 시험한 후 상품을 출시해 세계 제1위라는 독보적 지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제작·시험능력이 균형발전을 이뤄야 하나, 방산분야는 OECD 국가 대비 설계·제작능력은 약 80∼90% 수준인데 비해 시험능력은 50% 내외 수준으로 불균형을 이룬다.

이는 마치 삼륜차의 세 바퀴가 균형을 이뤄야 올바르게 주행할 수 있으나, 바퀴 하나의 불균형으로 인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우리의 무기에 대한 시험능력을 설계·제작능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라 하겠다.

 그럼 설계·제작 능력에 비해 시험능력이 왜 이렇게 뒤처져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장기간에 걸친 산업발전을 기반으로 3가지 분야가 균형 있게 발전했으나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에 비해 불과 20∼30년 동안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설계와 제작은 기술협력과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으나 시험은 균형 있게 발전하지 못했다.

 방산분야의 시험이 이렇게 낙후한 이유는 과거에는 해외에서 핵심부품을 도입해 조립하는 체계였기 때문에 제작 완성에 중점을 뒀고 시험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십수 년 전부터 우리나라도 핵심기술과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기 연구개발을 활성화했으나, 현 시험평가 제도는 국산화된 무기의 완성체계 위주로 시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핵심부품·단품에 대한 시험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시험평가의 미비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기 개발자가 개발시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발자 스스로 문제를 내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개발시험을 이지고잉(Easy-going·안이하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험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 투명성에 문제가 된다.

 둘째, 현재의 시험은 완성체계 위주로 실시하고 있지만 결함은 부품·단품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장강도가 낮은 볼트로 인해 1800톤 급의 최신예 잠수함이 일시적으로 운항정지 결정을 내렸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셋째, 국가적으로 잘 구축된 시험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잠수함에 사용되는 볼트 인장 시험을 공인시험기관에서 실시하지 않고 개발자인 업체로부터 시험한 결과를 제출받아 승인한 결과 잠수함의 운항정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넷째, 시험평가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미국(2만5000여 명)이나 영국(1만4000여 명), 프랑스(7300여 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고작 350여 명 수준으로 인적자원이 연구개발능력의 또 다른 척도임을 고려할 때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다섯째, 촉박한 전력화 시기로 인한 검증기간의 부족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연구개발 일정을 무리하게 수립하게 돼 다양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시험으로 결국 잠재적 결함을 안고 가는 실정이다.

 여섯째, 무기체계의 안정화 기간 없이 바로 야전 배치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안정화 기간 동안 나타날 수 있는 하자에 대해 치유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국산무기의 불신과 막대한 치유 비용의 지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발시험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투명성,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3의 전문 시험평가 기관이 없으며 운용시험평가는 수시로 보직이동이 잦은 군의 비전문가들이 수행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시험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시험평가를 제3의 기관에서 수행함으로써 시험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시험평가 범위는 완성체계 위주에서 핵심부품·단품 단위로 확대가 필요하다. 이렇게 확대된 시험평가 범위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핵심부품·단품에 대한 설계 검토 단계에서의 선정과 이에 대한 검증 방법의 강구, 공인시험기관 및 방산업체가 갖고 있는 시험설비의 종합관리 및 공동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방위사업청은 이를 위해 지난 6월 3일 기술표준원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시험기준의 개발과 시험인증체계 구축을 통해 총포·탄약 등 국방고유분야에 대한 시험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행정 지원을 받기로 했다.

특히 시험기준 제정은 매우 시급히 해결돼야 하는 과제이며, 시험평가 분야는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므로 독립된 조직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인사관리 개선 또한 필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초도양산품에 대한 야전실환경시험(Field Test) 이후 전력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운용시험평가도 미국처럼 독립된 조직을 창설해 군에서 전역한 군 전문가들이 장기간 근무하면서 자신들이 쌓아온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품무기를 개발해 전장에서 문제 없도록 하고 해외시장에서 통용되게 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적합한 독립된 시험평가 기반의 구축과 연구개발 능력의 한계가 시험평가 능력의 한계라는 인식하에 시험평가 전문 인력을 양성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기체계 획득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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