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3 17:48

부니 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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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軍이 고안 첫 사용 / 국방일보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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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이 현재 사용 중인 ACU위장무늬 부니 햇. 특이하게도 부니 햇은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처음 사용하다 다른 나
라들에 널리 보급됐다. 필자제공


 

오스트레일리아가 군사 복장 분야에 남긴 영향은 그리 크지 않지만, 한 가지만큼은 상당한 영향을 남겼다. 바로 부니 햇(Boonie Hat)으로 불리는 정글·열대지역용 전투모다.

 부니 햇은 모자 둘레에 비교적 넓은 챙을 가진 부드러운 모자로 착용감이 편하고 햇볕 등의 외부 환경에서 착용자를 다른 모자들보다 잘 보호해준다. 특히 열대 우림·사막 등의 환경에 적합해 오늘날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들이 애용하고 있다.

 미국 특수부대도 파편이나 충격 방어가 필요 없는 상황에는 헬멧보다 부니 햇을 더 애용한다. 특수부대가 아닌 정규군 사용자는 결코 적지 않다. 참고로 ‘부니’라는 이름은 필리핀의 타갈로그 어로 정글을 일컫는 ‘분닥스(Boondocks)’란 단어를 일종의 애칭으로 바꾼 것이다.

 부니 햇을 처음 고안해 사용한 곳은 오스트레일리아 군이다. 원래 민간의 정글·열대지역 활동용으로 만들어진 이 모자는 이런 환경에서 활동할 일이 다른 나라 군대보다 많은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사용하기 시작해 이미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흔적이 있다.

 때마침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1차 대전부터 중동 지역에 주로 배치돼 열대지역에서 편리한 부니 햇이 사용되기 좋았다. 다만 2차 대전까지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부니 햇보다 슬라우치 햇(Slouch Hat)이라 불리는, 챙이 더 넓고 단단한 모자를 선호했고 부니 햇 사용은 소수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2차 대전까지 야전에서도 애용되던 슬라우치 햇은 빠르게 예식용 모자의 지위로 물러섰다.

 부니 햇 사용은 195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말레이시아 분쟁에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영연방 군의 일원으로 개입하면서 정글에서 활동성이 좋은 부니 햇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이미 2차 대전에서 일본군과의 정글전을 겪으며 보다 활동성 좋은 정글용 전투모의 필요를 절감했던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전투복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 착용감과 활동성이 좋은 부니 햇을 현지 파병군에 표준으로 지급했다. 곧 부니 햇은 오스트레일리아 군 표준 야전장비의 하나로 보급된다.

 부니 햇이 미군에 보급된 것은 베트남 전쟁부터다. 미 육군 특수부대가 자주 공동작전을 펼쳤던 오스트레일리아 군·남베트남 정부군의 부니 햇에 영향을 받아 착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 미군용 부니 햇은 군 지급품이 아니라 특수부대원들이 사비를 털어 베트남 현지 재단사들에게 주문 제작한 것으로 재질도 위장복 일부를 재활용했다.

 이것은 엄밀히 따지면 복장 규정 위반이었으나 곧 정글에서의 실용성이 폭넓게 인정돼 베트남에 주둔한 미 정규군 야전부대 병사들도 사비로 부니 햇을 현지 구매해 착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되자 1967년 아예 미 육군은 부니 햇을 제식으로 채택, 2종류의 위장 색과 1종류의 단색(녹색)을 현지 부대 상황에 맞춰 정식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미군에서의 ‘시민권’을 획득한 부니 햇은 베트남전 이후 다른 나라들에도 보급됐고 미군과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오늘날에도 현용 위장무늬에 맞는 부니 햇을 아프가니스탄 등의 지역에서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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