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병대로 하나가 됐다-25-2차 KMEP 보병훈련 참가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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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찬 상병 해병대2사단 8여단

 

해병대를 선택한 순간부터 품고 있던 목표가 미국 해병대와 함께 훈련하는 것이었다. 세계 최고로 불리는 미 해병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훈련을 소화해 내고 그들의 세계를 직접 느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우리 부대가 25-2차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 보병훈련에 참가하며 꿈이 현실화됐다. 

이번 훈련에서 소총수이자 통역병으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미 해병들과 팀을 편성해 근접전투(CQB) 기술 훈련과 기동 사격훈련을 함께하며 그들의 전술과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한미 해병들에게 전반적인 훈련 내용부터 양국의 전술개념, 피드백 등을 전달해 주며 소통 역할을 했다.

국적과 언어는 달라도 전투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진지한 태도와 눈빛은 같았다. 훈련하는 동안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같이 고민한 것을 훈련에 적용해 보며 한미 해병대가 어우러져 가는 것을 체감했다.

특히 야간 CQB 훈련 중 건물 진입을 위해 한미 장병들이 몸을 밀착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신호를 주고받는 순간이 가장 생각난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목표를 이뤄 낸 성취감과 뿌듯함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이외에도 전투식량을 바꿔 먹거나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공기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전우애를 쌓아 갔다.

어려운 점도 있었다. 미국에서 살다 온 경험으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군사용어와 훈련을 표현하는 것에는 익숙지 않았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만큼 양국의 사고방식과 전술 운용 등도 달라 통역담당자의 말 한마디가 훈련 의도와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료를 찾아가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고 한미 해병대가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노력했다.

이번 KMEP 훈련에서 2가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나의 배경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2학년 때 미국 LA로 유학 가 대학교 3학년까지 지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미군 ROTC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생겼고, 어린 시절 꿈이었던 군인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미군 입대를 고민할 정도로 마음이 기울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군 복무를 하는 게 맞다고 여겼다.

또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빨간명찰’의 해병대 일원이 되고 싶었다. 결국 미국 시민권 취득을 포기하고 2024년 6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 선택이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줬고 KMEP 훈련에서 소총수이자 통역병으로 역량을 발휘할 귀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KMEP 훈련은 해병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해 줬고, 한미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게 해 줬다. 앞으로도 해병대 일원으로서의 장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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