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보기 검색열기

 

정조준금지.jpg
 

 

해병대지1969.jpg
해병대사령부가 1969년 12월 발행한 정훈홍보용 잡지에 게재된 이명수 장로(당시 청룡부대 하사)의 사진
 

역사 사진 속 주인공 찾기 - 정조준 금지 철모 사진의 이명수씨

‘정조준 금지’라는 글자가 적힌 철모를 쓴 병사 사진 또한 베트남전쟁을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이다. 전장에 선 장병들의 소박하지만 솔직한 희망이 담긴 사진이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졌기 때문인지 서로 다른 사람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며 나섰지만 ‘진짜’를 찾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당시 글자이명수.jpg가 적힌 철모 외피를 지금도 갖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장 확인 작업을 통해 진짜 40년 된 철모 외피를 가진 이명수(부천교회 장로·63)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장로는 광운전자공고 출신의 군장학생이었다. 이 장로는 고등학교 재학 중 군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5년 동안 군에서 의무복무하는 ‘군 국비장학생’ 제도를 통해 1965년 3월 해병대 청룡부대에 입대한다.

67년 6월 베트남에 파병된 이 장로가 철모에 정조준 금지라는 문구를 적은 사연은 독특했다. 하사 계급으로 청룡부대 1대대 3중대 통신반장으로 베트남 정글을 누비던 이 장로는 67년 9월께 바탄칸 반도를 평정하기 위한 용화작전에 투입된다.

1대대 3중대가 바탄칸 반도의 밀림 속을 조심스럽게 전진하던 도중, 상공을 정찰하던 우군 정찰기에서 후방에 적이 있다는 통보를 해 왔다. 통신반장이던 이 장로가 중대장에게 보고하는 순간 갑자기 적의 총탄이 쏟아졌다.

이 장로는 “통신반장으로 AN/PRC-25 무전기를 휴대한 탓에 베트콩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베트콩은 통신병과 지휘관을 주된 표적으로 삼아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기본 공격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장로는 “베트콩이 쏜 것이 에케이(AK) 소총 소리는 아니고 비-에이-아르(BAR) 자동소총 같은데 총을 맞고 제가 2m는 날아 갔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중대장과 중대 전령도 적탄에 맞아 신음하는 가운데 땅에 처박힌 이 장로도 급하게 가슴과 배를 더듬었다. 군복에 구멍이 날 지경이었는데 피를 흘린 흔적이 전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적탄이 혁대의 버클 부분을 맞고 튕긴 후 탄창에 맞아 힘을 잃은 덕에 군복에 구멍이 두 개나 나고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곧 이 장로의 사연은 널리 알져져 중대원 전체가 기적의 사나이, 억세게 운이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장로는 “중대장님이 적 총탄에 뚫린 군복은 기적의 증거품이라도 본국의 집으로 보내주셨어요”라며 당시 군복을 기자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갑자기 구멍 뚫린 군복을 소포로 받아든 어머님이 아들이 전사한 줄 착각해 놀라 쓰러지기도 했다”는 것이 이 장로의 회고담이다.

총격 사건 이후 이 장로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철모에 소망을 적기 시작했다. 철모에 적힌 ‘정조준 금지구역’도 그렇게 해서 나온 단어다. 원칙적으로 군장에 글자를 적는 행동은 용인되지 않지만 위장을 하면 표도 나지 않는 데다 죽을 고비에서 살아난 부하를 배려해 준 중대장 덕에 온갖 소원이 적힌 철모를 계속 쓸 수 있었다. 철모에 적힌 ‘울산큰애기’가 누구냐고 묻자 “당시 좋아했던 여자친구”라며 멋적게 웃던 이 장로는 “결혼까지는 운이 닿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널리 소개된 사진에 대해 이 장로는 “1968년 1월 베트콩의 구정공세 당시 호이안에서 작전을 벌이던 중 한국 종군기자가 특이한 철모를 보고 촬영한 것”이라고 했다. 적 총격에도 카메라부터 안전한 곳에 숨기던 종군기자의 근성이 지금도 기억난다는 것이 이 장로의 회고다.

이 장로가 기억하는 베트남은 ‘만날 싸움이 연속되고, 끝없는 매복이 계속되는 전장’이다. “상황이 걸리지 않으면 마치 소풍나온 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순식간에 전쟁터로 바뀌는 것이 베트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로는 “베트남 전쟁터를 누비면서도 훌륭한 지휘관과 동료들이 많아 가슴 든든했다”고 기억했다.

특히 중대장이었던 김영상 대위, 소대장이었던 김도삼 중위는 부상하고도 치료가 끝나면 주저없이 부대로 복귀한 용감한 지휘관이었다고 이 장로는 회고했다. 작전 중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동료 권동일 작전하사도 잊을 수 없는 전우였다고 했다. 유지조 병장처럼 람보같이 용감한 병사도 있었다는 것이 이 장로의 자랑스러운 기억이다.

이 장로 또한 베트남 참전 전공으로 68년 7월 5일 인헌무공훈장을 수훈했다.

한때 군교회에서 간증활동도 자주 했던 이 장로는 지금 군 복무 중인 후배 장병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가 아직 분단국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전쟁이 벌어지면 싸워야 하는 것이 장병들의 몫입니다. 장병 여러분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하면 그 어떤 적도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방일보 김병륜 기자   lyuen@dema.mil.kr >

 

 

 





  • 소닉 2012.09.05 19:13

    사진보고 울컥했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1. notice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1000기 이전

    해병대는 현재 매월 1개 기수를 선발하여 양성하고 있다. 해병대는 교육단에서 신병교육을 실시한 1975년부터 2011년까지는 매월 2개 기수가 입대하였으나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월 2개 기수를 통합 1개 기수로 선발하여 양성하기 시작했다. 2012년 첫 입대한 기수는 1157기가 1...
    Date2021.08.24 By관리자 Views348271
    read more
  2. notice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1000기 이후 2009 - 2021년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2009년 - 2022년 해병대는 현재 매월 1개 기수를 선발하여 양성하고 있다. 해병대는 교육단에서 신병교육을 실시한 1975년부터 2011년까지는 매월 2개 기수가 입대하였으나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월 2개 기수를 통합 1개 기수로 선발하여 양성하기...
    Date2021.01.24 By관리자 Views307040
    read more
  3. 해병6기 이승만교수의 역경의 열매

    역경의열매 이승만 (11) 성경 읽으며 해병대 혹독한 훈련 견뎌 / 국민일보 [2010.11.11 17:55] 서울에서 방위군으로 자원입대한 후 18일간 사선을 넘나든 끝에 훈련소인 진해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도착했다. 1951년 1월이었다. 그곳에서 해병대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훈련은 제일 세고 가장 치열한 전투에 ...
    Date2010.11.20 By운영자 Views3708
    Read More
  4. 허정무 감독에게 해병대란?

    올 해 여름.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의 기쁨을 국민에게 안겨준 국가대표팀의 선봉에는 허정무 감독이 있었다. 이제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돌아온 허정무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문학 경기장. 문을 열어주는 허정무 감독은 빨간 명찰을 달고 있는 취재팀을 너무나 반갑...
    Date2010.11.07 By운영자 Views5293
    Read More
  5. 작지만 강한 해병’ 새 슬로건에 동의하십니까

    <사진 국방일보 11월 3일자 6면 하단광고> 해병대 재창설 23주년 맞아 공식 발표 해병대는 1일 재창설 23주년을 맞아 대표 표어(슬로건)로 ‘작지만 강한 해병대’를, 핵심 가치로 ‘충성’ ‘명예’ ‘도전’을 선정하고 선포식을 했다. 1949년 4월 15일 창설된 해병대는 73년 해군에 편입됐다가 87년 11월 1일 재창설됐다. 그러나 ...
    Date2010.11.02 By운영자 Views9000
    Read More
  6. 해병대축구단에서 복무한 허정무 감독

    “정신만 똑바로 서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 / 국방일보 2010.10.01 허정무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30일 국군의 날 축하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정의훈 기자 ▲전남 진도(1955년생) ▲영등포공고 ▲연세대 학사·수원대 석사 ▲국가대표(74~86년·멕시코 월드컵 대표) ▲해병대 축구단 군 복무(78~80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80~8...
    Date2010.10.02 By운영자 Views5452
    Read More
  7. 최초의 여자해병 문인순씨의 시집

    문인순씨 낙서하듯 쓴 시…50여년만에 / 국방일보 2004.12.14 6·25전쟁 때 학업을 중단하고 해병대에 입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해병 문인순(73·제주시 용담2동)씨가 처녀 시절 낙서하듯 쓴 시를 모아 50여 년 만에 책으로 펴냈다. 문씨의 시집 ‘짧고도 긴 세월’(사진·대한출판사)에 실린 ‘서리꽃’ ‘슬픈 전설 산방산’ ‘그...
    Date2010.09.10 By운영자 Views5829
    Read More
  8. 장지량 前공군참모총장의 회고록중 해병대와 공군의 다툼

    버스 노선 놓고 서로 사소한 시비 해병대의 공군 비행장 습격 불러 1966년 8월2일, 공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다음 날 박정희 대통령이 진해의 대통령 별장으로 휴양차 떠나자 나는 첫 업무로 전용기에 동승, 수행했다. 미리 여의도 공항으로 나가 대통령 전용기이자 공군 1호기인 C-54기(4발 프로펠러기)와 조종사·부조종사...
    Date2010.09.09 By운영자 Views7144
    Read More
  9. 7번째 빨간명찰장교부부

    2006년도 국방일보 5월22일자에 소개된 빨간명찰장교부부기사입니다. 이당시 이 해병대부부의 결혼이 7번째라고 합니다. 그후에도 더 나왔는지...... 해병대 2사단 김태옥·이혜진 대위 일곱 번째 커플 / 국방일보 2006.05.22 해병대에서 일곱 번째 해병대 장교 부부가 탄생했다. 지난 20일 화촉을 밝힌 김태옥·이혜진 대위(...
    Date2010.09.09 By운영자 Views14021
    Read More
  10. 22년째 변함없는 ‘해병대 사랑’

    포항 요리학원 박순늠 원장 / 국방일보 2007.01.08 집을 떠나 군생활하는 해병대1사단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22년째 어머니 노릇을 하고 있는 해병 모두의 어머니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항요리학원 박순늠(56) 원장. 박원장이 해병대 장병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시기는 22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Date2010.09.08 By운영자 Views4666
    Read More
  11. 요강파티 - 공정식

    정식 인사발령도 없이 부임했던 김포 제1여단장 시절 잊을 수 없는 일은, 북한에 우리의 위력을 과시한 염하 상륙작전이었다. 5·16 두 달 뒤인 1961년 7월 최고회의에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당시 한강 하구 루트로 무장 게릴라를 다수 침투시키던 북한에 경고성 시위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Date2010.09.05 By슈퍼맨 Views5362
    Read More
  12. 삭발중대 - 공정식

    장단지구전투 당시의 신현준 해병대사령관과 공정식 전투단 부단장, 김종식 제1대대장.(왼쪽부터) 해병대 1대대장을 두 차례 역임한 김종식 소령은 자신의 묘표(墓標)를 꽂아 두고 출전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해병대 1대대장 발령을 받고 전선으로 떠나면서, 진해 장충단 묘지에 ‘고 해군소령 김종식의 묘’라는 팻말을 ...
    Date2010.09.02 By운영자 Views4191
    Read More
  13. 월남파병비화 - 공정식

    파병관련 미국 초청 받아 미국을 방문한 공정식 해병대사령관이 케네디 공항에서 미 해병대를 사열하고 있다(1965)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해병대 청룡부대 출정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이봉출 장군에게 부대기를 수여하고 있다(1965. 9. 20) 미국의 한국군 월남파병 요청이 보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린 미 해병대사...
    Date2010.09.02 By운영자 Views8545
    Read More
  14. 정조준금지 철모사진의 이명수씨

    해병대사령부가 1969년 12월 발행한 정훈홍보용 잡지에 게재된 이명수 장로(당시 청룡부대 하사)의 사진 역사 사진 속 주인공 찾기 - 정조준 금지 철모 사진의 이명수씨 ‘정조준 금지’라는 글자가 적힌 철모를 쓴 병사 사진 또한 베트남전쟁을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이다. 전장에 선 장병들의 소박하지만 솔직한 희망이 담긴 ...
    Date2010.09.02 By운영자 Views122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27 Next
/ 27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