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국방공무원학과 교수

 

지난달 4일 우리들은 강화도에서 들려온 정말 가슴 아픈 사건을 접하게 된다. 2005년 6월에 전방부대에서 발생했던 끔찍했던 총2011080322964133.jpg

격사건을 잊은 지 꽤 오래되었는데 그만 금번 사건으로 또다시 그때의 참혹한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무척 아팠다. 사망자 수가 8명과 4명으로 다를 뿐 사건발생의 원인은 군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와 선후임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유사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금번 사건이 더욱 큰 충격을 주는 것은 우리 군에 있어 가장 강한 이미지를 주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고 있는 해병대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실 해병대는 가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우선 지원 입대이기에 매달 2차례씩 뽑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그 경쟁이 4 대 1에서 10 대 1 정도 된다고 한다. 그 힘든 훈련과 군대생활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 지원 동기를 분석해 보면 50% 정도가 사나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라고 하며 기타로 해병대전우회의 활약상,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서, 팔각모와 군기 잡힌 모습, 친구 따라서 등의 이유로 입대하고 있다고 한다. 해병대 훈련은 사회의 때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 태어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해병은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자신의 통제능력의 한계까지 시험하는 정신훈련과 산악, 공수, 격투봉 교육, 천자봉 행군 등 힘든 과정이 계속된다. 또한 동기애 교육을 중시하여 포기하려는 자가 있어도 모두 모여 ‘동기야 같이 가자’는 외침으로 설득하도록 하는 과정을 통해 동지로서 생과 사를 같이한다는 군인의식을 심는다. 여기에 혐오·수치심을 극복하게 하는 시궁창 훈련,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저수온 견디기, 보트 수상이동, 보트 이고 육상이동 등을 한숨도 자지 않은 채 소화해내야 한다. 정말 혹독하고도 강도 높은 훈련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들은 빨간 명찰을 달고 있는 해병대를 볼 때면 왠지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게 여긴다.

그런데 이렇게 자랑스러운 해병대가 최근 사건으로 인해 안팎에서 많은 질책을 받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에서 국방장관과 다수의 장병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장에서 또다시 구타와 가혹행위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해병대 장병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간 명찰을 뗄 수도 있고 사고와 관련된 중대급 이하부대는 부대 자체를 해체할 수도 있다고 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 정말 뼈를 깎는 강력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빨간 명찰은 해병대의 상징이다. 해병대를 지원한 장병들이 그 숱한 어려운 훈련과정을 이를 악물고 견디는 것도 훈련을 마치면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기에 모든 훈련을 마치고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다는 순간 대부분의 해병대 장병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러한 명찰을 스스로 뗄 수도 있다는 강경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해병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절대로 발생하지 말아야 하겠다.

금번 사건으로 인해 사건의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해병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전역한 선배들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 역시 내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있다. 해병대는 하루빨리 아픔과 충격에서 벗어나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과거보다도 더욱 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국민들도 이제는 계속하여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한민국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리 군의 상징이며 강한 군의 표상인 해병대를 좀 더 따스하게 사랑해야 할 때이다. 국군장병은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 속에서 힘을 얻고 당당하게 어깨를 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병대도 절대 사기가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질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잘못됨을 거울삼아 진정성을 가지고 새롭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런 죄가 없는 아까운 전우의 생명을 잃은 사건만큼 아픈 것은 없겠지만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래서 해병대 전 장병이 하나 되어 겉으로만이 아니라 겉과 안 모두에서 진정으로 강한 해병대가 되기 위해 힘차게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이제 국민 모두는 질책을 뛰어넘어 이제부터는 해병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멋진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변함없는 사랑으로 품어주어야 한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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