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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중  해병대 병장
아이티 재건지원단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은 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2011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항상 부푼 기대를 갖고 굳센 각오로 새해를 시작했지만, 2011년을 맞는 나에게는 단 한 가지 각오로 충만하다. ‘대한민국은 내 전우와 내가 지킨다.’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먼 타지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그날만은 뚜렷이 기억한다. 내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이티 시각으로 11월 23일 아침. 여느 때와 달리 아침 태양이 유난히 붉었다. 이미 내 소중한 전우가 부모님 곁을 떠나 저 멀리 하늘나라에 가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였다. 나는 해병이다. 오른쪽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단 해병이다. 그 붉음으로 우리는 평생 하나임을 약속하기에, 내 소중한 전우의 생명을 앗아간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억누를 수 없었고, 내 마음은 연평도의 전우들 생각에 비통했다 .

 2009년에도 북한의 도발이 있었다. 기억나는가? ‘대청해전’. 그해 8월 나는 연평도에서 근무했다. 연평도는 바로 코앞에 북한과 접하고 있는 작은 섬이다. 비록 한 달여의 짧은 지원 근무기간이었지만, 병장이 된 지금까지 내 군 생활 중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소중한 전우들이 숨 쉬고 있는 연평도에서 벌어졌던 상황을 떠올리니 다시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넘친다. 그리고 내 마음은 조국을 지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승화된다. 이제 두 달 후면 임무를 완수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내 소중한 전우들이 그랬듯이 우리를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나라를 굳게 지킬 것이다.

 나는 해병이자, 대한민국 국군이다. 연평도 전우들은 적의 공격에도 신속하게 대응사격을 했고, 제 몸 사리지 않고 민간인을 대피시켰으며, 빗발치는 포화 속에서 제 목숨 아까워하지 않고 전우들을 치료했다. 사선을 넘나드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맡은바 임무완수에 온 힘을 기울인 연평도 전우들이 가슴 벅차도록 자랑스럽다.

그뿐이겠는가. 남북 간의 긴장상태가 고조되는 가운데, 위국헌신의 자세로 지금 이 순간 전후방 각지에서, 그리고 유엔 소속으로 이역만리 타국에서 부여된 임무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전우들이 자랑스럽다. <국방일보 / 20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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