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들이 나섰다

병사들의 부모님 주 1회 부대 방문

애로·건의사항 수렴 후 간부에 전달

전우들의 정서 안정에 한몫

인터넷 카페 만들어 병사들의 근황 소개

-가족 연결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인기

 

 

선진 병영문화를 깊게 뿌리내리는 밑거름은 누가 뭐래도 ‘소통’이다. 이 같은 진리를 잘 아는 해병대1사단 포2대대는 지휘관·간부·병사·군가족이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어울림의 장을 마련했다. 간부들은 솔선수범하며 먼저 다가갔고, 병사들은 ‘소수정예 강한군대’의 일원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군가족은 부대 발전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간부·병사·군가족이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그것을 실천에 옮긴 열매는 달콤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활기차고 명랑한 분위기는 기강이 바로 선 부대,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무적해병’ 전통을 계승하는 든든한 초석이 됐다.


BBS_201412040421074000.jpg


4일 오전 포2대대를 방문한 해병-맘 정미향 씨가 병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대는 간부·병사·군가족이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어울림의 장을 마련해 선진 병영문화를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BBS_201412040421253240.jpg

병사들이 여가 시간을 활용해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다. 부대는 장병들의 자기계발 여건 보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부모님 마음으로…해병-맘 프로그램

 “아들 같은 장병들이 군 복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건강히 전역할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기습 한파가 한풀 꺾인 4일 오전 9시. 경북 포항시 해병대1사단 포2대대 생활관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해병-맘(Mom)’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우현 상병의 어머니 정미향(51) 씨가 찾아온 것.

 해병대가 시험적용 중인 해병-맘 프로그램은 부대와 군가족이 소통의 장을 마련해 병영생활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해병-맘으로 위촉된 병사 아버지·어머니는 주말을 포함해 주 1회 이상 부대를 방문, 개인·집단 상담으로 병사들의 애로·건의사항을 수렴한 후 간부에게 전달한다. 또 식당·체육관·생활관 등 의식주 관련 병영생활관을 관찰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병사들은 마치 자신의 집에서 친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듯 정씨에게 마음속 깊이 담아두었던 고민을 시원하게 털어놨으며, 정씨는 아들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또 전역 후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선임은 후임에게, 후임은 선임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등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상담을 마친 정씨는 병사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씨는 “여러분들이 얘기해준 요구사항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할 것”이라며 “여러분 역시 전우를 가족처럼 신뢰하고, 간부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줄 수 있는 군 생활을 선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씨는 이어 지휘관을 포함한 간부들에게 병사들과 대화한 내용을 전달했으며, 식당·사이버지식정보방 등을 살펴본 후 생업으로 복귀했다.

 해병대는 독립 숙영지를 포함한 중대급 26개 부대를 해병-맘 시험부대로 선정,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병영문화에 대한 군가족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병사들의 정신적 안정에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병대는 각급 부대 운영 결과를 검토해 전 부대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현수(뒤) 일병과 안광진 상병이 ‘해병-맘’으로 활동하는 김 일병 어머니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확인하고 있다.

김현수(뒤) 일병과 안광진 상병이 ‘해병-맘’으로 활동하는 김 일병 어머니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확인하고 있다.


 

이준혁(오른쪽) 일병이 선임병에게 장기를 가르쳐 주던 중 한 수 물러달라는 부탁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준혁(오른쪽) 일병이 선임병에게 장기를 가르쳐 주던 중 한 수 물러달라는 부탁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 내외부 소통 창구 ‘불사조 동산’ 카페

 포2대대는 포병연대 차원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불사조 동산’을 외부와의 소통 창구이자 열린 병영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포2대대로 자대배치된 김현수(20) 일병이다. 그의 어머니 박혜영(50) 씨도 해병-맘이다. 김 일병은 전입 초기 어머니의 활동이 부담스러웠다. 선임들에게 ‘나선다’는 선입견을 심어주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김 일병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씨는 병사들의 근황을 인터넷 카페에 자주 올린다. 이 같은 활동은 부대를 찾지 못하는 다른 가족들이 궁금증을 해소하는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됐고, 군과 가족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명언, 내 몸에 맞는 음식 등 병사들의 정서순화를 돕고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수시로 게재한다. 이로 인해 박씨의 글에는 ‘고맙다, 감사하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는 병사·가족들의 댓글이 폭주한다.

 김 일병은 “어머니의 인터넷 카페 활동이 처음에는 부끄러웠는데 어깨를 두드려 주는 선임이 생기고 포상휴가까지 받으면서 내 생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어머니 글에 댓글을 다는 건 왠지 쑥스러워 자제하고 있다”며 웃었다.

 안광진(22) 상병도 인터넷 카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7월 개최한 인터넷 카페 ‘소원을 말해봐’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3박 4일 포상휴가를 거머쥐었다. 공모전은 휴가 때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글로 응모하도록 했으며, 장병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안 상병은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부모님의 크고 넓은 사랑과 나 자신의 무심함을 확인했다. 비록 인터넷으로 주고받은 대화지만 효도라는 게 그리 거창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건강하고 성숙한 아들로 전역해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암흑기를 극복하게 해준 동아리 활동

 “연극은 제 삶의 터닝 포인트입니다. 연극이 없었다면 군 복무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신장훈(20) 상병은 포2대대 연극동아리의 주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런 그도 막내라는 ‘암흑기(?)’가 있었다. 눈에 띄는 문제점은 없었지만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걸림돌이었다.

 그가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바뀐 건 연극동아리를 만나면서부터다. 포2대대 연극동아리는 올해 국방홍보원이 주관한 영상공모전에서 우수상(국방부장관상)을 받은 영상의 소재·주인공이다.

 신 상병은 역할극을 통해 조금씩 변했다. 후임병 시절에는 선임병과 간부 역할을 맡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선임병이 된 현재는 후임병 역할을 소화하며 이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으며 리더십이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큰 변화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이다. 공업고등학교에서 비파괴 분야를 전공한 신 상병은 전역 후 목표를 취업으로 정했다. 그는 군 복무 중 방사선비파괴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지게차 기능사, 직업상담사 2급은 전역 전 취득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이를 달성하면 무려 8개의 자격증을 확보하게 된다.

 “연극동아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책임감과 성실함이 몸에 배었습니다. 특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군 생활 최고의 선물입니다. 이제 전역이 6개월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군 복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가운데 정해진 목표를 향해 쉼표 없이 달려갈 겁니다.”

사진 제공=최병우 상사



  1. 해병대 1항공대대 창설

    지난달 29일 포항 해병대1사단 1항공대대 격납고 인근에서 대대장 이재익 중령을 비롯한 장병들이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과 함께 해병대 항공부대 창설을 축하하고 있다. 포항=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해병대가 상륙기동헬기대대를 창설, 2021년 해병대항공단 창설을 향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
    Date2019.12.02 Views3613
    Read More
  2. No Image

    해병대동원지원단, 캘리그래피 전시회 개최

    해병대교육훈련단은 예하 동원지원단이 지난달 28일 부대 2층 다목적실에서 ‘캘리그래피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동원지원단은 올해 문화예술체험사업의 하나로 진행한 캘리그래피 교육 종료에 맞춰 장병들이 출품한 작품 전시회를 마련했다. 장병들은 올해 5월부터 매주 2시간씩 전문...
    Date2019.12.02 Views5893
    Read More
  3. 해병대교육훈련단, 현대화 시설 갖춘 복합교육센터 김두찬관 개관

    해병대교육훈련단이 26일 고 김두찬 해병대5대사령관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김두찬관’ 개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는 지휘관과 참모를 비롯한 해병대 장병 100여 명, 김 장군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김두찬관은 현대화 시설의 복합교육센터로 CBT(Computer Based Training...
    Date2019.11.27 Views2955
    Read More
  4. 해병대, 연평도 포격전 9주기 추모 행사 개최

    해병대사령부가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9주기 추모 행사’를 거행했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 유가족, 참전 장병, 역대 해병대사령관, 지역기관장, 보훈단체장, 전사자 모교 후배, 현역 장병 등 200여 명이 참석...
    Date2019.11.25 Views1090
    Read More
  5. 해병대6여단 흑룡종합훈련장 개장

    해병대6여단 흑룡종합훈련장에서 전투기술훈련 시범식 교육이 진행되는 가운데 최강대대 대원들이 장애물 뒤에 몸을 숨긴 채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백령도=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서해 최북단 백령도서군을 수호하는 해병대6여단이 최근 흑룡종합훈련장을 개장, 해병대다운 전투전문가를 ...
    Date2019.11.20 Views1729
    Read More
  6. 해병대6여단 흑룡종합훈련장을 가다!

    [국방일보] 해병대6여단 흑룡종합훈련장을 가다! 해병대6여단 포병대대 대원들이 전장리더십훈련장에서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된 ‘교통호를 이용한 부상자 후송’ 훈련 코스를 극복하고 있다. 해병대6여단 포병대대 한 대원이 전장리더십훈련장에서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된 ‘적 매복 및 부비트...
    Date2019.11.20 Views2502
    Read More
  7. 해병대교육훈련단, 2019년 군사교육 발전회의 개최

    해병대교육훈련단은 지난 14일 단 내 김두찬관에서 ‘2019년 군사교육 발전회의’를 열고 최근 변화된 교육환경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교육 방안과 미래 해병대 군사교육 발전 방향에 대해 토의했다. 군사교육 발전회의는 해병대교육훈련단 주관으로 매년 개최하는 회의로, 올해는 해병대 각 부...
    Date2019.11.20 Views1092
    Read More
  8. 해병대 제7대 사령관 강기천 (예)대장 별세

    해병대 최초 4성 장군으로 제7대 해병대사령관을 지낸 강기천 예비역 대장이 19일 오전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1946년 해군소위로 임관한 고인은 1952년 해병대로 전군한 뒤 해병대 제1전투단 작전참모, 해병대 5대대장을 지냈다. 1966년 해병대사령관으로 취임한 고인은 1969년 1월 1일 해병...
    Date2019.11.20 Views2036
    Read More
  9. 해병대1사단, 2019년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영결식 거행

    해병대1사단은 13일 부대 내 도솔관에서 2019년 유해발굴작전을 통해 수습한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영결식을 거행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성택(소장) 사단장을 비롯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포항지역 안보·보훈단체 회원, 6·25 참전용사 및 장병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호국영령의 ...
    Date2019.11.13 Views1438
    Read More
  10. 해병대2사단, 강화대교서 극단적 선택한 40대 여성 구조

    <경계근무중인 해병대원> 인천 강화대교에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여성을 해병대2사단 장병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구조했다. 12일 해병대 2사단에 따르면 11일 오전 11시 6분쯤 인천 강화대교에서 A씨(47·여)가 뛰어내리는 것을 경계근무중인 해병대원이 발견하고 염하 기동대 ...
    Date2019.11.12 Views2205
    Read More
  11. 하늘부터 바다까지… 국민 원하는 어디든 신속 출동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예측 불가능한 안보 상황과 역사·영유권에서 기인한 주변국과의 갈등, 대규모 재해·재난 등 한반도 주변의 위협이 다변화하고 있다. 안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이 시점에 안보 위협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의 임무가 주목받고 있다. 국방일보 연중 기획...
    Date2019.11.07 Views10645
    Read More
  12. 해병대사령부, 67주년 장단·사천강지구전투 전승 기념 행사 거행

    해병대사령부는 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7주년 장단·사천강지구전투 전승 기념행사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해병대사령부와 해병대전우회중앙회가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서헌원(소장) 해병대부사령관을 비롯한 현역 장병, 참전용사, 해병대전우회중앙회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Date2019.11.05 Views256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 251 Next
/ 25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