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처럼 평화롭고 잔잔했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유리처럼 투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날 선 긴장감도 감돌았다. 냉엄한 분단의 현실과 자연의 아름다움,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바로 연평도다. 이곳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한 아픔이 아직 남아있다. 연평도가 있는 서해는 북한의 도발로 수차례 교전을 하고, 전우를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바다다. 그리고 남과 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북방한계선(NLL)을 두고 대치하고 있다. 그 긴장의 정점에는 연평도를 지키는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이 있다. 장병들의 시선은 순간의 방심을 허용하지 않았다. NLL 절대 사수를 위한 이들의 마음가짐은 오늘도 쉼표가 없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창설 6주년을 앞둔 지난 11~13일 연평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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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경계작전의 칼끝이자 창끝인 해병대 연평부대 해안초소 초병들이 적들의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조용학 기자


 

 


곳곳에 남아 있는 그날의 상흔들

연평도에는 북한의 포격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당시 발생한 화재로 불타 버린 산에 다시 심은 나무는 키가 어른 허벅지 정도밖에 자라지 못했고, 포탄에 의한 생채기들이 곳곳에 존재했다. 연평도 안보교육장에서는 7년 전 참상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건물의 철재 구조물들은 종잇장처럼 구부러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외벽은 불에 타 검게 그을렸다. 당시 포격을 당한 가옥들은 복구작업 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자리를 옮겨 고 서정우 하사가 전사한 현장을 가봤다. 서 하사는 당시 휴가를 가기 위해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포격 소리를 듣고 복귀하다 포탄에 맞아 전사했다. 그리고 바로 옆 소나무에는 그의 팔각모에 달려 있던 모표가 박혔다. 소나무 속 모표는 조국을 위한 서 하사의 깊은 충성심을 보여주는 듯 단단히 꽂혀 있었다.

이후 연평부대 관측소(OP)에 올라갔다. 북한군 병력이 주둔한 갈도와 장재도, 석도 등이 손에 잡힐 듯 선명했다. 북한 섬들과 연평도 사이에는 NLL이 가로 놓여 있다. 연평도에서 북쪽으로 불과 1.5㎞ 떨어져 있다. 섬 전체가 안보교육장이기도 한 연평도에는 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평화공원, 연평도 평화기원 둘레길도 조성됐다. 대구에서 친구 셋과 연평도를 찾은 남모(68) 씨는 “남북한이 맞서지만 않으면 정말 좋은 관광지일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평화공원에 잠든 전사자들에게 숙연한 마음으로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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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상황을 부여받은 K9 자주포가 적 도발 원점에 대한 사격을 위해 기동하고 있다. 사진=조용학 기자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 반드시 승리하리라’

연평부대의 일상은 어제와 오늘이 같다. 내일 역시 오늘과 같은 하루가 이어질 것이다. 불타는 K9 자주포로 알려진 해병대 연평부대 포9대대 포7중대. 적진을 향해 포구를 겨눈 K9의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장병들은 즉각대기 임무 수행을 위해 5분 안에 포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탄매를 걷어내고 윤활유를 도포하는 등 포상에서 K9 정비에 한창이었다. 포격 이후 이 부대 건물에는 방호벽이 설치됐다. 적의 기습적인 포격 상황에서 장병의 초전 생존성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7중대장 홍성민 대위는 “우리는 포격전 당시 사격한 부대다. 당시 경험을 잊지 않고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 반드시 승리하리라’라는 중대 표어처럼 실전과 같은 반복 훈련으로 어떠한 순간이 와도 반드시 적을 격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평부대는 해안 경계 근무도 맡고 있다. 해질 무렵, 해안경계초소 초병은 2인 1조로 2시간씩 순찰 근무를 하고 있었다. 북한의 잠수정 침투나 NLL 월선에 대비한 경계 근무다. 전방을 향한 병사의 매서운 눈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연평부대에서 근무한 지 1년여 된 김태훈 상병은 “오늘은 시정이 좋아 전방이 뚜렷이 보이지만, 해무가 낄 때면 임무 수행이 힘든다”며 “그럴 때마다 부모님과 가족을 생각하며 ‘제가 지키고 있으니 걱정하시지 말라’는 얘기들을 마음속으로 되뇐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멋진 옷을 입을 때, 전투복을 입고 군화 끈을 조여 매는 이들이다. 또 다른 누군가가 아늑한 이불을 덮으며 잠을 청할 때, 다가올 적에 맞서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온 정신을 집중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강렬한 의지가 붉은 노을 같다. 그리고 그 열정은 가슴에 붙은 빨간 해병대 명찰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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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 박혀있는 고 서정우 하사의 팔각모 모표. 사진=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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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도발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한 가옥의 외벽. 사진=조용학 기자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으로 서방사 창설

서방사는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으로 2011년 6월 15일 창설됐다. 해병대사령관이 서방사령관 직위를 겸하며, 육·해·공군 합동 참모진으로 구성된 최초의 합동군 작전사령부다. 합참의 작전지휘를 받는 서방사는 서북도서의 현장부대를 직접 지휘하고 합동작전 능력을 보유, 공세적인 지상과 해상·공중세력의 지원하에 적 도발 원점 및 지원세력을 응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연평도 포격전 이후 전력 증강과 연계해 병력 1200여 명이 보강됐고, 참모진도 계급이 상향 조정됐다. 또한 서북도서 상황에 대한 전담 지휘통제팀을 편성해 24시간 상시, 상·하급 제대가 유기적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서방사에 육·해상과 공중상황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육·해·공군 장교가 정보·작전·화력 각 분야에 편성돼 각 작전사와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조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방공과·항공과·화생방과 등 합동참모진을 보강해 다양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북한의 기습 방지 및 선제적 대응을 위해 감시·정찰 자산의 증강은 물론 서북도서에 K9 자주포, 130㎜ 다연장 로켓, 코브라 공격헬기(AH-1S),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추가 배치했다. 최근에는 서북도서 요새화 진지 사업을 진행해 초전 생존성이 보장된 가운데 전투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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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안보교육장에서 한 해병대 장교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용학 기자


 

 

 


현장 및 합동전력의 공세적 운용으로 승리 보장

서방사는 수세적 방어 개념에서 ‘신속·정확·충분성의 원칙’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응징하는 공세적 방어 개념으로 작전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과거 해병대가 북한의 대규모 공격이나 기습강점 시 ‘방어’에 전념해야 했다면 이제는 북 도발 원점에 대한 대응을 넘어 필요 시 지원세력과 그 지휘세력까지 응징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서북도서 부대 장병들은 불시에 전투배치 훈련을 하며, 직책별 임무를 숙달하고 있다. 상황별 가상전투훈련을 하는 지휘통제기구 훈련과 전 장비와 병력이 참가하는 기동훈련(FTX), 정례적인 해상사격훈련 등으로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서방사는 적 기습 강점, 무인기를 활용한 도발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도발 양상별 대응 모델을 상정하고 현장전력과 합동전력을 통합한 전투 세부절차 훈련을 반복 숙달하고 있다. 특히, 적의 도발에 대비한 표적을 패키지로 관리해 적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적으로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연평도에서=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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