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안승회 기자의 군(軍)금해 (22) 해병대 훈련교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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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교육훈련단 2신병교육대 이준희(상사) 훈련교관이 경례하고 있다. 부사관후보생 318기로 임관해 2010년 수색전문교육을 수료한 이 상사는 2011~2014년에 이어 2019년부터 훈련교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모든 해병은 해병대교육훈련단(교훈단)을 거쳐야 합니다. 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을 단 7주 만에 강인한 해병으로 만들어내는 곳이지요. 훈련병 뒤에는 언제나 훈련교관(DI·drill instructor)이 있습니다. 절도 있는 동작과 특유의 목소리로 상징되는 이들은 모든 면에서 훈련병의 본(本)이 됩니다. ‘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이번 시간에는 막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정예 해병 육성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해병대 DI, 이준희 상사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안승회 기자/사진=유튜브 군금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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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사가 훈련병들을 깨우고 있다.

 

 

교훈단 신병교육대대에서 만난 이준희 상사의 첫인상은 ‘군인답다’였다. 푹 눌러 쓴 흰색 헬멧 아래로 살짝 보이는 눈빛이 매서웠고, 행동 하나하나에서 절도가 느껴졌다. 절제된 말과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동작, 외적 자세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군인이었다. 10여 년 전 하사 시절 훈련교관 임무를 수행했던 이 상사는 다시 한번 훈련교관에 지원했다. “그 누구보다 해병대를 사랑하고, 해병이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다시 훈련교관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해병대를 처음 경험하는 훈련병들에게 저와 같은 마음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오전 06:00 아침 점호 후 일과

2신병교육대 복도. 훈련병들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훈련교관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선임교관인 이 상사는 아침 점호 15분 전 특이사항을 확인하고, 다른 교관들에게 제대별 과업을 지시한다. 훈련병보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DI의 당연한 일상이다. “각~ 소대 들어! 신병 제1275기 총기상! 총기상!” 이 상사의 힘찬 구령이 생활관에 울려 퍼지는 것으로 훈련병들의 일과가 시작된다. 이 상사는 훈련병들에게 침구류 정리를 지시한 뒤 직접 생활관을 돌며 체온을 측정한다. 이후 연병장에서 애국가 제창, 체조, 1㎞ 달리기가 이어진다.

 

오전 07:20 별도 공간서 식사

신병교육대 식당. 훈련병 배식 점검을 마친 이 상사도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 해병대 훈련교관은 헬멧 벗은 모습을 훈련병들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를 따로 하는 이유다. “훈련병들에게 인간적인 면보다는 항상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백 명의 훈련병이 훈련교관만을 바라보는 게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해병대에 처음 입대하는 훈련병들에게 살아 있는 교범으로서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훈련교관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감내할 만큼 매력적이므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오전 08:50  상륙전 생존술 훈련

무적관. 상륙전 생존술 훈련이 한창이다. 2008년 개장한 무적관은 실내 전투수영장으로 해상 생존 훈련과 전투수영이 진행되는 곳이다. 훈련병들은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날은 상륙전 생존술 중 함정에서 이탈하는 훈련인 ‘이함 훈련’이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훈련병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힘찬 목소리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 상사는 훈련병들에게 정확한 자세를 잡아주고 용기를 북돋우며 훈련을 이끌어 간다. “훈련병들의 이함 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사고 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못 하겠다고 하는 훈련병들은 잠시 쉬었다가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교육훈련 분위기가 과거보다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상사는 “소통과 배려가 더해졌을 뿐, 강한 해병을 육성한다는 본질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현재 군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인권입니다. 해병대 훈련교관들은 인권과 군기가 조화를 이루는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후 01:30  제식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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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사가 집총제식 훈련에서 훈련병들에게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총원 차렷!” 전투복 차림으로 총기를 세워 잡은 훈련병들의 동작이 일제히 멈췄다. 작은 움직임도 잡아내겠다는 듯 이 상사의 눈빛이 매섭다. 연병장에선 개인화기를 소지하고 제식훈련을 하는 집총제식 훈련이 진행됐다. 정확한 각을 유지한 채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 상사의 시범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백 명의 훈련병이 이 상사 지시에 따라 동작을 익힌다. 구분 동작부터 연속 동작까지, 따로 놀던 훈련병들의 동작이 점차 하나로 맞춰진다.

 

오후 08:30   생활관 청소·점검

2신병교육대 생활관 주변에서 훈련병들이 청소를 시작했다. 이 상사는 야외 분리수거장 청소 상태를 점검하고, 실내 공기청정기 필터를 확인한다.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에 조금 귀찮더라도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오후 09:00  점호 후 하루 마무리

“각~ 소대 들어! 신병 제1275기 점호!”

 

점호가 시작되자 이 상사가 점호 착안 사항인 손발톱 정리 상태를 확인한다. 손톱이 길면 다음 날 전투수영 과업에서 훈련병들이 다칠 우려가 있기 때문. 점호를 마치고 오후 10시 훈련병들은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 상사의 일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훈련병들 취침 상태를 확인하고 하루 과업을 마무리하면서 내일 과업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한결같은 자세의 비결은?… 해병대 DI에게 묻는다

Q. 항상 깔끔하고 각이 잡혀 있는 DI 복장 비결은?

A.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자주 세탁하고 항상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Q. 특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따로 발성 교육을 받나?

A. 전문적인 발성 교육은 받지 않습니다. 훈련교관 개개인이 피나는 노력을 통해 목이 쉬고 회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지금의 교관다운 목소리가 만들어집니다.

 

Q. DI 교육이 해병대 교육훈련 중에서도 유독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데.

 

A. 총 10주의 훈련교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피교육생이 받는 과정과 큰 차이는 없지만, DI는 직접 할 수 있는 것보다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교수법을 많이 연습합니다. 여기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Q. DI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나?

A. 훈련병들이 수료할 때 직접 손편지를 써줬을 때입니다. 그 편지를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보람을 느끼고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도 느꼈습니다. 처음 훈련병들이 입대하면 경례도 제대로 못 하고 고개를 숙이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저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멋진 해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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