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방개혁과제 추진일정이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보고됐다. 한 달 전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71개 개혁과제를 반영해 국방부가 작성한 내용으로 지휘구조 개편,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 등이 골자다. 우선 군사행정과 작전지휘 권한을 일원화해 합동군사령부를 내년까지 창설하는 방안이 단기과제로 설정되고 육해공군과 작전사령부의 기능을 통폐합해 각군 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방만한 군조직을 통폐합, 정비해 430명이 넘는 장성 수를 감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고 한다. 앞서 대통령 직속의 국방선진화추진위는 2020년까지 장성 숫자를 현재보다 10%, 40여명 줄이는 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각군 대학과 합동참모대학을 내년까지 합동지휘참모대학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국내외에 인식된 서해 5도를 방어할 '서북해역사령부'를 창설하고 현재 2만7천명의 해병대 병력을 증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많이 늦었지만, 일단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국방선진화위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안은 장기과제로 밀리고 군 수뇌부 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 정책결정자의 육해공군 비율을 1:1:1로 법제화하자는 선진화위의 제안도 단기과제에서 빠졌다고 한다. 대통령의 국방개혁 지침이 국방부로 넘어가면서 벌써 육군 위주로 변질하고 퇴색되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합참의 핵심 요직인 작전부장을 해군 소장에서 육군 소장으로 환원했다. 선진화위가 대통령에게 국방개혁 과제를 최종 보고한 지 며칠 안 된 시점이다. 합참은 작년 북한의 도발이 주로 서해 5도 해역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해 해군 소장을 작전부장에 기용했었다. 합참은 2009년 조직 개편 때 작전부장의 직속상관인 작전본부장 외 다른 두 본부장은 해공군 중장에게 맡기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 육군이 본부장 세 자리를 독점했다고 한다. 병력 규모를 기준으로 육군 중심의 밥그릇싸움만 계속한다면 개혁의 요체인 합동성 강화는 공염불이 된다. 속전속결 위주의 현대전은 해공군 주력의 합동작전이 중요하다. 위아래 없이 육군에 치우친 전력 구조를 시급히 조정해나가야 한다. 한반도 작전환경에 부합하는 '맞춤형 군 구조'로의 전환 프로젝트를 국방부가 이번에 장기 개혁과제로 넘긴 것은 재고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그간 국방개혁 추진 의지를 수차 천명한 데 이어 지난 3일 신년특별연설에서도 국방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군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방침이 확고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군의 개혁이 자기희생 없이는 될 수 없다"며 "조직과 개인 이기주의 때문에 개혁을 주저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민간은 21세기로 발전하기 위해 세계와 경쟁하고 생존의 게임을 했지만, 군은 전후 60년간 안주했다"면서 "자기 살을 깎는 각오를 갖고 우리 장군들부터 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에 곧 발족하는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은 이달 말까지 개혁과제의 우선순위와 추진일정을 확정하고 시행진도를 매월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새해 예하부대에 보낸 '장관 서신 제1호'에서 "국방개혁은 먼 미래에 시작할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현안이고 시대적 과업"이라며 "모두 국방개혁의 주체임을 명심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번만큼은 국방개혁이 용두사미가 되지 말아야 한다. 개혁의 주체적 소명을 다하지 못하면 군 당국이 바로 개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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