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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진정 잠수함 강국인가? (3)  / 국방일보 2012.12.17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 잠수함이 전쟁에 공헌한 가장 큰 전과로 영국으로 향하는 전쟁 물자 수송선박에 대한 무제한 통상파괴전으로 영국을 항복 직전까지 몰고 간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순양함을 격침한 U-21, U-9 등 잠수함의 활약을 최고의 전투로 꼽는다. 이유는 군함을 공격할 때 모든 것을 걸기 때문이다. 상선 공격은 처음 실패할 경우, 제2ㆍ제3의 재공격을 시도할 수 있지만 군함은 공격에 성공하면 살아남고 실패하면 오히려 공격을 받아 모두 죽을 수 있다는 데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역사상 위대한 전투는 모두 사활을 걸고 치른 것으로 기록된다. 이 목숨을 건 전투들이 대부분 해상에서 이뤄졌지만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 철통같이 보호하고 있는 적 항구까지 침투해 영국의 전함을 격침한,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빛나는 잠수함 전투사례 중 하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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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파 플로기습작전에성공한제2차세계대전 대표잠수함 유형, U-995. 총 693척건조됨.

 

국민 성원 힘 얻은 獨 ‘되니츠 제독’ 잠수함 건조 계획 수립·추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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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995의 어뢰 및 어뢰발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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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 해군대령
mksnavy@naver.com

▶U-47, 영국 국민을 우롱하고 독일 국민의 사기를 드높이다

 ● U-47의 스카파 플로 기습작전은 은밀 작전의 대성공

 제2차 세계대전 중 되니츠 제독은 해군 지휘부에 300척의 잠수함이 있으면 영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되니츠 제독은 어쩔 수 없이 큰 쇼(show)를 기획하게 됐다. 히틀러가 거대한 쇼를 좋아한다는 특성을 알고 그를 만족하게 할 만한 큰 쇼를 성공해 잠수함 함대에 대한 지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되니츠는 쇼를 성공하고 자신이 의도한 대로 그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의 전과에 버금가는 전과를 내야 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독일 잠수함이 영국 해군의 스카파 플로 해군기지에 침투해 정박 중인 전함을 격침하는 작전 계획이었다. 스카파 플로 해군기지는 영국 함대의 주력(主力) 기지임은 물론이고 제1차 세계대전 패전 후 잠수함을 비롯해 79척의 독일 군함이 무장해제를 당한 채 7개월이나 억류돼 있다가 항복을 거부하고 스스로 침몰을 선택한 독일인의 한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쇼의 주인공은 U-47의 귄터 프린 함장이었다. U-47은 1939년 10월 8일 킬(Kiel) 항을 출발해 10월 13일 새벽에 스카파 플로 외항에 도착했다. 물론 영국 해군도 제1차 세계대전의 경험과 교훈을 살려 항구 입구에 폐선을 침몰시켜 수로를 좁게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그물망을 설치하고 구축함 등으로 경비하면서 기지를 보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U-47 함장은 절묘하게 잠수함을 몰고 항구에 침입하는 데 성공했고 드디어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마침내 U-47은 표적을 발견하고 한 발에 이를 명중해 침몰시킬 수도 있었지만 총 3발의 어뢰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 한 발의 어뢰 폭발음만 들렸을 뿐이고, 여전히 자신들이 표적으로 삼았던 로열 오크함은 손상 없이 건재했던 것이다. 어뢰 불량이었다. U-47의 함장 귄터 프린 소령은 순간적으로 작전을 포기할까 망설였으나 다시 이를 악물고 3발의 어뢰를 발사했다. 식은땀을 흘리며 기다리던 순간, 이윽고 연속적인 대폭발음이 들렸다. 그리고 영국의 전함 ‘로열 오크(Royal Oak)’가 천천히 침몰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그리고 또 한 발의 어뢰가 수상항공기 모함을 대파한 전과를 확인하고 U-47은 신속하게 항구를 탈출했다. 되니츠가 계획한 쇼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렇게 해서 독일 잠수함 함대는 과거 자신들이 경험한 스카파 플로의 비극(悲劇)을 영국에 되갚은 것은 물론이고 히틀러와 독일 국민의 큰 관심을 받는 데도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되니츠 제독은 잠수함 건조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 전쟁영웅을 향한 국민적 열광, 또 다른 영웅을 만든다

 물론 작전 성공 후 U-47이 모항인 킬에 돌아왔을 때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음은 물론이다. 입항할 때 부두에는 해군 참모총장 라에더 제독이 환영 나왔으며 함장 프린 소령은 즉시 베를린으로 가서 꽃 종이를 뿌리며 환호하는 베를린 시민의 환영을 받은 후 히틀러로부터 직접 기사 철십자 훈장을 받았다. 이 작전은 역사상 잠수함의 은밀성을 가장 잘 활용한 성공적인 작전의 한 예로 기록되고 있다.

 ‘국민의 사기를 드높여 준 성공한 작전! 국가원수의 직접 격려!’ 그것은 수많은 U-보트 함장들의 충성심을 유발했으며, 바다에서 전투하다 죽는 것을 가장 명예롭게 여겼던 U-보트 전사들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줬음이 틀림없었다.

 ▶이리떼 전술의 성공, 잠수함 강국 위치 확고히 하다

 영국 함대의 강력한 해상봉쇄 때문에 독일 해군 수상전투함이 항구에 묶여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독일의 잠수함 함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들이 거뒀던 영광을 되살리고 있었다. 당시 독일 해군 잠수함 부대가 사용한 전술은 이리떼(wolf pack) 전술이었다. 칼 되니츠 제독이 포로수용소에 있던 시절에 창안한 이 전술(戰術)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됐다.

먼저, 잠수함을 넓은 대서양에 분산시켜 초계라인을 형성하며, 먼저 적 수송선단을 탐색하도록 계획한다. 다음으로 초계 중인 잠수함 중 한 척이 적의 수송선단을 발견하고 이를 잠수함 사령부에 보고하면 사령부는 주변에 있는 독일 잠수함을 최대한 동원(動員)해 집결시킨다. 어느 정도의 척수가 확보되면 잠수함 여러 척이 적의 대잠 방어망을 뚫고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서 수송선단을 파괴함으로써 전과를 확대한다.

이리떼 전술은 큰 효과를 발휘해 한 번에 20척이 넘는 수송선을 격침한 사례가 있을 정도였고, 1942년까지 영국을 다시 한번 거의 파산 상태까지 몰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에 대해 영국의 처칠 수상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자신의 전쟁 회고록에서 독일 U-보트와의 전투를 ‘대서양 전투 (Atlantic Battle)’로 이름 짓고 “전쟁 기간에 나를 두렵게 한 것은 오직 U-보트에 대한 공포였다”고 술회(述懷)하기도 했다. 연합국의 대잠 능력의 현저한 발전과 미국의 참전으로 U-보트 작전이 쇠퇴하기는 했지만 독일 잠수함 부대는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연합국 군함 148척을 격침하고 45척을 대파했으며 상선 2759척을 격침해 총 1411만9413톤에 달하는 손실과 20만 명의 인명 손실을 입혔다.

 실로 해전사에 기념비적인 전과를 기록함으로써 오늘날에도 세계 각국이 잠수함을 보유하려는 열망을 낳게 한 불멸의 무기체계가 된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잠수함 퀴즈
2007년 호주에서 시행된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The Pacific Reach)에 참가해 한국 잠수함의 장거리 단독작전 능력을 보여 줬을 뿐만 아니라 잠수함 탈출과 구조훈련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호주에 ‘Korea Best’ 열풍을 일으킨 잠수함의 이름은 무엇인가?

  지난주 정답 : 나대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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