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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환 (예)해병중위 전 해병대6여단 정훈참모실



‘나도 국민이 힘들어할 때 도와주고 부하들보다 궂은일에 앞장서는 멋진 해병대 장교가 될 거야.’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어려서부터 해병대인을 꿈꿨다. 태풍 ‘나리’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할 때, 등에 ‘해병대’라고 큰 글씨가 적힌 빨간 체육복을 입은 형들이 도와주고 그런 형들보다 궂은일에 앞장서는 해병대 장교들을 보고 난 후 생긴 꿈이다.

해병대 ROTC로 선발돼 2016년 3월, 당당히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그렇게 나는 어릴 적 꿈을 이뤘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남단 제주도에서 살아온 내가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배치받은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환경에서 군 생활을 해야 한다니 막막했다. 하지만 백령도는 은혜받은 감사의 땅이었다. 부대와 지역주민들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부대는 섬에서 다른 부대보다 가족적인 단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이곳 백령도서군에서 장병들의 정신전력을 책임지고 그들을 참해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내가 먼저 참해병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병대 역사를 공부했다.

해병대의 역사를 살펴보면 380명이라는 소수 인원으로 창설됐다. 소수의 병력이지만 가족적인 단결력을 발휘해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왔고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승전보를 계속 전하는 뛰어난 활약을 통해 무적해병의 신화를 이어갔다. 특히, 선배 해병들은 이곳 백령도서군을 수호하기 위해 일전불사의 정신을 발휘, 적의 어떤 도발이 있더라도 70년간 지켜낸 의미 있는 곳이다. 이렇게 위대한 해병대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며 선배 해병들로부터 DNA를 전승(傳承)받는 느낌이 왔다. 나는 이 뜨거워진 마음을 모두에게 알려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매주 한 편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부대의 참해병들을 소개하고, 매일 점심시간에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선착장에서 국방일보를 수령해 각 부대에 나눠주었다. 몇몇은 이러는 나를 보고 신문배달부라고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장병들의 정신전력을 위해서는 놀림을 받아도 멈출 수 없었다.

꿈과 희망의 병영문화 조성을 위해 윤승철·이동진 씨 등을 초빙해 강연을 열고, 여단 장병들이 군 생활 동안 꿈과 희망을 설정하고 달성하도록 도와주며 참해병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일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을 섭외해 장병들의 사기진작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찾아가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군복을 벗고 지난 2년을 돌이켜 보면, 백령도에서 많은 일이 있었고 내가 성장했음을 느낀다. 나를 참해병으로 만들어준 이곳 백령도와 사랑하는 해병대에게 우리의 자유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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