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jpg
김종하 /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군사학

2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육군과 해군에서 특전사와 해병대를 각각 차출해 새로운 부대를 만들어 4군(軍)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해병대를 별도의 특수전 부대로 해군에서 독립시키거나, 아니면 해병과 특전사를 통합해 10만 병력의 ‘해병특전사령부’를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해병대는 특전사와 같은 특수부대가 아니라, 그보다 상위 차원의 특수한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대통령이 설치하고 지정한 ‘특수목적군’이다. 상륙작전을 비롯해 기습·공수·유격·수색 등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 것이다. 특히 해상기지를 기반으로 해 전투력을 바다로부터 육상으로 투사하는 군종으로, 특전사와 해병대의 통합은 좋은 방안이 아니다.

현재 해병대가 해군 소속이고, 특수목적군으로서의 임무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사령부, 북한의 측·후방으로 상륙작전을 전담하는 포항 1사단, 김포반도에서 휴전선 전방지대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김포 2사단, 전략도서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백령도 6여단 및 연평도 연평부대, 그리고 교육훈련단 및 상륙지원단을 포함, 약 2만7000여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병, 재해·재난 지원 등과 같은 평시 역할은 1사단이, 육군의 고유임무인 수도권 북방 방어는 해병 2사단이 수행하고 있다. 이는 해병대가 그 본연의 임무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첫째, 해병대는 해군 소속으로 3성 장군이 지휘하다 보니 국방예산 배분, 특히 방위력 개선비 배분을 위한 의사결정 시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해병대를 해군에서 독립시켜 독자적인 작전 수행과 함께 독자적인 예산편성도 가능케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육·해·공군의 전력 증강을 둘러싼 이해관계로 인해 해병대의 전력 증강은 사실상 어렵다.

둘째, 1사단은 미래전 대비 선진국들의 해병대 발전 추세에 부합하도록 상륙작전에 특화된 전략기동부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 유일하게 상륙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억제력을 발휘하고 전시 전역작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능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 일례로 상륙병력과 장비의 수송·정찰·수색을 담당하는 기동·지원 헬기대대 각 1개, 그리고 상륙목표 지역의 적 병력을 제압하는 공격용 헬기대대 1개 등 모두 3개 항공대대구성된 공지(空地) 기동 능력을 갖춘 1개 항공여단 규모의 항공단 창설을 통한 지원을 들 수 있다.

셋째, 2사단은 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신속대응부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처럼 김포반도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데서 벗어나, 평시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신속대응부대로 개편, 운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6여단과 연평부대는 전략도서방어에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부대로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 해군과 해병대의 고유 임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략도서 방어다. 이는 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대와 도서를 포함하는 해역을 담당하는 해군과의 협력작전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서해5개 도서 방어를 육군에 맡기는 것은 해군과 육군의 합동작전이 미흡한 국군에는 대비태세에 더 큰 취약점을 초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전통적 위협과 비전통적 위협이 혼재된 복합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병대를 전략기동부대, 신속대응부대, 전략도서방어부대의 삼각 대응체제로 편성, 운용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의 가치, 국민의 사랑과 지지, 예비역들의 강한 응집력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국민적 차원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 해병대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1. No Image

    해병대와 개병대의 차이 -오시영의 세상의 창

    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우리는 해병대와 관련한 몇 가지 유행어를 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든지, “해병대는 개병대다!”라는 말이다. 앞의 말은 해병대의 용감성과 의리,...
    Date2011.07.22 Views2334
    Read More
  2. 해병대 공격하는 좌파진영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해병대 공격하는 좌파진영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해병대 군기사고의 원인은 ‘전략기동군’에게 육군 임무 맡긴 때문 지난 4일 강화도 해병 2사단 해안경계소초에서 총기사고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해병대의 관행...
    Date2011.07.20 Views2940
    Read More
  3.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을 뗀다는 것은

    [편집자에게]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을 뗀다는 것은 강신길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해병대 예비역 준장 요즘 '귀신 잡는 해병대'가 '전우 잡는 해병대'가 되었다는 언론의 질책에 해병대 예비역 장성의 일원으로 몸 둘 ...
    Date2011.07.20 Views3872
    Read More
  4. No Image

    동성애자까지 나서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기자수첩] 해병대를 공격하는 좌파진영 ‘자칭 군인권단체’, 해병대 사고 조사에 끼워 달라 주장 해병대 군기사고의 원인은 ‘전략기동군’에게 육군 임무 맡긴 때문 좌파 진영, 盧정권 시절 '병영문화개선위원회' 실패...
    Date2011.07.19 Views2287
    Read More
  5. “그래도 용맹 해병대는 사랑 받아야 한다!”

    해병대를 위한 변명 그리고 고언 지난 4일 강화도 해병부대에서 가혹행위로 인해 김 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의 해병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일주일만인 10일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서 정모 일병이 가혹행위...
    Date2011.07.19 Views2153
    Read More
  6. 상륙작전에 정통한 장교로 첫걸음

    김규태 소위 / 해군5전단 생도생활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서 실무에 배치되자마자 2011년 연대급 합동상륙훈련 상황장교로 파견을 가게 됐다. 상륙작전이라고는 생도 시절 군사학 과목으로 잠깐, 그리고 초군반 성분작...
    Date2011.07.17 Views3989
    Read More
  7. 황석영 작가가 해병대 후배들에게…다시 전우를 생각한다

    <서울신문 7/16 8면> 요즈음 해병대에서 일어난 몇 차례의 군기 사고에 대하여 너무도 뻔하고 상투적인 여론이 들끓는 것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한국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병역의 ...
    Date2011.07.17 Views3551
    Read More
  8. 진화의 시계가 정지된 해병대 / 김종대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 생물이 유전자를 통해 자신을 복제하듯이 인간 집단도 자신의 문화를 후대로 전승한다. 이러한 집단의 유전자를 사회생물학에서는 ‘밈’(Meme)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집단과 구별...
    Date2011.07.17 Views2772
    Read More
  9. No Image

    해병대 때리는 언론을 네티즌이 때린다

    몽상한 문사들의 횡포에 우직한 무사들 반발 방송의 해병대 죽이기가 집요하게 반복되는 게 아닌가 의심되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반송에 비판적이다. 14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1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책...
    Date2011.07.16 Views4856
    Read More
  10. [설왕설래] 해병대

    無敵海兵(무적해병)’,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최초로 써준 휘호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6월 해병 제1연대가 17일 만에 강원도 양구의 도솔산을 점령한 공로다. 이때부터 해병은 무적해병으로 통했다. ‘귀신 잡...
    Date2011.07.14 Views2757
    Read More
  11. 강한 훈련으로 무적해병의 명성을/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지난 한주 해병2사단 총기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낭보가 아니었더라면 며칠 더 뉴스의 앞머리를 장식했을지 모른다. 동료 전우 4명의 목숨을 앗...
    Date2011.07.12 Views4769
    Read More
  12. ‘영원한 해병’의 위기- 방형남(동아닷컴)

    해병부대 총기 사건은 지난달 말 정년퇴직한 선배가 남긴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는 논설위원 동료들과 석별의 정을 나 누는 자리에서 “군과 검경(檢警)은 비판을 할 때도 밑바탕에 애정을 깔고 바라봐야 한다”...
    Date2011.07.10 Views2652
    Read More
  13. No Image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입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sealhur 님의 게시글 제대한지 30년이 되어 가지만 마음은 아직도 현역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해병대란 이렇게 강한 중독과 향수를 갖게하는 거겠죠. 언론에서 말하는대로 배타적이고 ...
    Date2011.07.08 Views1932
    Read More
  14. No Image

    深度 있는 조사로 해병대 병영 바꿀 것 집어내라 - 조선일보 사설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 생활관(내무반)에서 근무하던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부대원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지난 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육군 28사단 최전방 초소(GP)에서 김모 일병이 수류탄...
    Date2011.07.06 Views2527
    Read More
  15. No Image

    <연합시론> `군기 빠진' 해병대, 강군으로 거듭나야

    (서울=연합뉴스) 우리 군의 최정예로 꼽히는 해병대가 흔들리고 있다. 군기가 풀렸다는 징후가 꼬리를 물더니 급기야 병사 4명이 죽고 2명이 다치는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다. 해병대에서 이런 총기 사건이 난 것은 사...
    Date2011.07.05 Views242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