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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희 상사 해병대사령부 공병참모처 



1994년 6월 아침, 시원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간지럽히고 태양은 이글거릴 준비를 하며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아침 기상을 알리는 군가가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고 나와 같이 훈련을 받는 부사관 230기 동기들은 분주하게 과업시간표에 맞추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25년이 지난 올해 6월, 나의 아들, 해병대 부사관 교육대대 1소대 19번 교육생은 지금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있을까? 아마도 그때의 나와 똑같이 바쁜 하루를 시작하고 있겠지?

우연히도 나와 아들은 같이 해병대 부사관 길을 걷고 있다. 나 또한 부사관후보생 시절 1소대 19번 교육생이었다. 만 25세, 해병대, 부사관, 소대, 교번 모든 것이 아들과 일치한다. 믿기지 않게도 현재 부자지간의 운명은 같은 배를 타고 순항 중이다.

나는 어느덧 25년이라는 변화무쌍한 시간을 지나고 있고, 내 아들은 이제 훈련소 5주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쯤 각개전투훈련을 받고 있을까? 유격훈련을 갔다 왔을까?’라고 짐작하며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아들을 위해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왜 힘든 해병대에 아들을 보내서 사서 고생시키냐? 편한 직장도 많지 않냐”라며 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마음과 달랐다. 이왕이면 해병대에서, 그것도 부사관으로 복무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 값지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힘들고 어려웠지만, 아들도 역시 잘 견디고 이겨내 대한민국의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사람의 일은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해병대에서 젊은 시절을 값지게 보낸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속한 해병대에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아들 역시 먼 훗날 모군에 강한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올해 70주년을 맞은 해병대의 빛나는 역사 속에 다른 누구도 아닌 아들과 같이 한 점을 찍을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감히 해병대의 역사를 논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우리 부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완수하고 성실히 군 복무를 한다면 자랑스러운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데 한몫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들아, 지금은 힘들고 어렵고 피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겠지만, 잘 견디고 이겨낸다면 너에게 독이 아닌 약이 되어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날씨도 더 더워지고 훈련받기 힘들어지리라 생각한다. 참고 잘 이겨내 나중에 웃으며 얼굴을 맞이할 날을 기다리며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을게. 우리 아들, 파이팅! <국방일보 병영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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