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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혁 대위 해병대군수단 공보정훈실.jpg

최시혁 대위 해병대군수단 공보정훈실

 

 

“해병대 정신이란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다.”

 

지난 2017년 소위로 임관한 후 환영회에서 공보정훈 병과장님이 해준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헝그리(Hungry)’는 승리를 향한 열망, 강한 투지, 강인한 근성과 끈기다.

 

나는 지난 2020년 8월 프로복싱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글러브를 끼고 오른 링 위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실전 경험의 부재, 14㎏ 감량,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이었다. 실제로 시합이 시작된 이후 다수의 선수가 코로나에 확진돼 시합을 포기하거나 대체됐다. 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안 되면 될 때까지’의 해병대 정신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나는 하루 24시간을 30분 단위로 나눠 훈련 계획을 작성했다. 특히 철저히 보장된 전투체력단련 시간은 내 훈련에 큰 도움이 됐다.

 

아침·점심·오후·저녁 하루 4차례 훈련 스케줄을 마치고 나면 몸이 녹초가 된다. 침대에 누워 내일 또다시 반복될 고된 훈련을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감정에 북받쳐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할 수 있어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전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지난 3월 전국 복싱 신인왕전에 출전했다. 내 상대들은 나보다 전적이 배(倍) 이상으로 많거나, 무패 가도를 달리는 젊고 힘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해병대 정신’이다.

 

그동안 피땀을 흘리며 ‘정의와 자유를 위하는 정신’ ‘무적해병 상승불패의 정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정신’으로 중무장한 나는 모두의 예상을 뒤 업고 당당히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전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철저히 아웃복싱(거리를 두고 공격하는 복싱 스타일)을 하며 포인트를 쌓아갔지만 경기 초반 상대의 강력한 바디샷을 몇 차례 허용한 뒤 라운드가 이어질수록 오른쪽 갈비뼈에 이상을 느꼈다. 고통에 두려움이 엄습했고, 체면을 차릴 여유도 없이 클린치(상대를 붙잡는 기술)를 쓰며 겨우 버텨냈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한계와 패배라는 두려움에 직면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해병대 전우들이 있기에 여기서 끝낼 수 없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속삭였다. “나는 해병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반드시 해낸다.”

 

해병대 정신을 상기하며 다시 싸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코너를 나섰다. 그러나 내 복싱 커리어 첫 패배를 경험했다. 패배의 아쉬움은 남지만, 복싱을 통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은 물론 용기를 주는 복서가 되겠다는 내 사명은 더욱 또렷해졌다. 무엇보다 넘어져도 언제나 다시 일어서서 당당히 도전하는 해병대 정신을 링 위에서 깨달았다. 이 글을 빌려 해병대 일원으로 링에 설 수 있도록 해준 대한민국 해병대와 군수단장님을 포함한 부대 장병·군무원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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