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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결 대위. 해병대1사단 사단본부 공보정훈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7.11] 해병대1사단은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몽골 합동훈련센터에서 진행된 2022년 칸 퀘스트 훈련에 참가했다. 칸 퀘스트 훈련은 유엔 평화유지군으로서 임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된 연례적인 다국적 훈련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훈련에 사단 장병들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했다. 훈련은 쉽지 않았다. 일교차가 20도에 가까운 몽골의 변덕스러운 날씨에다 훈련 강도도 높았다.

 

특히 우리를 가장 고민하게 만든 것은 ‘평화유지활동’의 개념과 절차였다. 평화유지활동은 우리가 평소 익혔던 일반 군사작전과 다른 점이 많았다. 적을 최단시간에 무력화해야 하는 군사작전과 달리 타국에 ‘평화유지’를 목적으로 투입되는 활동은 작은 행동 하나하나까지 신중해야 했다.

 

모든 활동에 해당 국가의 상황과 문화를 고려해 계획을 수립하고, 유엔 평화유지군으로서 교전규칙(ROE)과 행동수칙(COC)을 새롭게 익혀야만 했다. 어떤 과제에서는 병기를 들지 않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특히 몇몇 과제는 군인으로서 다소 생소했다. 지역주민과 협상에 나서고, 분쟁 지역의 범죄자를 구류하거나 VIP를 경호하는 과제가 있기도 했다.

 

그때 어느 한 교장에 있는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다. ‘Peacekeeping is not a solder’s job, But only soldiers can do it(평화유지활동은 군인의 일은 아니지만 군인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교관은 “분쟁 지역은 보통 굉장히 위험한 곳이고, 때때로 해당 지역 정부기관이나 경찰조차도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 누구도 가지 않으려고 하는 위험한 곳에 달려가 민간인을 보호하고 평화유지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군인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우리의 역할을 깨달았다. 그리고 ‘국제평화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는 국군 사명의 한 구절과 ‘민에게는 양과 같이, 적에게는 사자와 같이’라는 신현준 초대 해병대사령관의 말씀이 떠올랐다. 평화를 위해서라면, 또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보호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군의 사명이며 해병대 정신이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분쟁 지역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우리 군인들만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칸 퀘스트 훈련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역할을 충분히 고민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정신적 대비태세와 실전적 능력을 갖췄다. 군인의 일은 아니지만 군인만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가장 위험한 곳에 제일 먼저 발을 내디뎌 국민을 보호하는 해병대 정신! 누군가가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어디로든 해병대는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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