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훈련단 상륙전교육대대 사격교육대 병장 김병관

3월 장병 문예 / 기고문 공모전 최우수

 

군 입대한 지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지금 이 공모전을 보고 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정말 해병대에 와서 어떤 면에서 변화가 있을까? 막상 고민을 해보니 남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군대 가는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2년을 허송세월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군대에서 딱히 하는 것도 없이 그냥 2년을 보내게 된다면 차라리 안 가는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해병대에 와서 많은 것을 얻어가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아무 대책없이 살아왔던 저에게 새로운 각오와 의식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것 같습니다. 저의 소심했던 성격은 동기생들과의 생활, 간부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서 개선되었습니다. 부대에서 동기생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말을 걸고, 훈련을 통해서 몰랐던 전우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밖에서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2008년 7월 21일 저는 20년간 같이 지내왔던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는 해병대에 입대하였습니다. 부모님은 그런 저의 입대를 보러오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작은 아버지 두 분과 입대했습니다. 부모님 없이 온 저는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훈련을 통해 나태했던 제 정신은 다잡혀졌고, 의지력이 약해 길어야 삼일이었던 것이 이 곳에서는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냐'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버티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만약 여기서 내가 포기한다면 어디서 무얼하든 굴복하고 무릎꿇게 될 것이란 생각에 견디게되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훈련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천자봉 정상을 정복함으로써 저의 오른쪽 가슴에는 빨간 명찰이 달려졌습니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6주간의 교육을 끝으로 실무로 나가게 되었고 또 다른 생활에 익숙해지던 무렵 휴가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고집스럽게 해병대에 입대한 저로써 부모님을 뵙기가 조금 두려웠지만, 당당하게 선물과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철없고 문제만 일으키던 자식의 모습이 의젓하고 당당해진 모습으로 바뀌었다면 눈물을 글썽이며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저는 그런 부모님께 '아버지, 어머니 항상 기대에 못 미쳤던 제가 이렇게 성장해서 돌아왓습니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마음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렇게 반년동안 뵙지 못했던 부모님과의 해후를 뒤로 하고 다시 부대에 복귀하는 날 저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이 말을 내뱉었습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저 다시 올 때까지 몸 건강하십시오." 저는 그렇게 또다시 부모님을 두고 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지내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국방일보에 자격증을 따고 자기계발에 열심인 장병들의 기사를 보게되면서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군에서 준비하는 모습에 '아! 군대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구나'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제 군복무를 하면서 학점을 따는 전우들을 보면서 저도 가만히 보고있지 말고 무언가 한가지를 얻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공부를 하고 한자자격시험을 준비했고 곧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동차 정비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밖에서 경험을 하지 못했던 훈련을 통해 자신의 의지력을 키우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긍심, 그리고 조국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것이야 말로 군대에 와서 변화된 모습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문을 보니 병역 면제자의 반 이상이 서울 중심권에 있는 청년들이라고 합니다. 또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자식들의 병역 문제로 인해 지탄을 받곤 합니다.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야할 최고의 의무입니다. 저는 그런 국방의 의무를 다함으로써, 또한 해병대의 구성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6개월의 군생활을 그 누구보다도 더 약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며, 군대에서의 2년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해병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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