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보기 검색열기
조회 수 42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소령 조충현 (당시 해군대학 전쟁연습실에서 근무)

 

연초에 결심한 것 중 하나가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작년까지 마라톤 경기에 참가했는데 무언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자 생각해 낸 것이 철인3종 경기였다.
철인3종 경기는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쉼 없이 이어서 달리는 경기를 말한다. 극한 스포츠의 대명사로서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이다. 진정한 철인을 뜻하는 Iron Man 코스에서부터 올림픽코스, 스프린트코스,O2코스 등 그 거리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화가 되지 않은 스포츠로서 연간 10여회의 대회가 개최되며, 주로 전문선수들과 일부 동호인들이 참가하고 있다.
철인 3종 경기는 해병대의 주 임무인 상륙작전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수영’은 함안이동수단(AAV, IBS 등)을 이용하여 바다에서 육지로 돌격하는 것이며, ‘사이클’은육상에상륙하여고속기동수단(전차, AAV 등)을 이용하여 목표지역으로 진격하는 모습과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달리기’는 최종목표지역 확보를 위해 돌격하는 보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호인이나 클럽의 도움 없이 혼자 시작하려니 막막한 감이 들었지만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생각으로 거금(?)
9만원을 들여‘대한 철인3종 경기연맹’에 선수가입을 하고 5월 3일에 개최예정인 통영경기에 참가신청을 했다.
코스는 일반적으로 동호인들이 많이 참가하는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를 선택했다.
연초부터 대회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사이클 연습과 틈틈이 달리기 연습을 하였으며,
주 2회 수영장에서 장거리 수영을 연습하면서 종목별 기본능력을 갖추었다. 4월 들어서는 휴일에 수영,사이클, 달리기를 이어서 달리는 종합연습으로 최종준비를 해나갔다.


5월 3일, 드디어 출전일이 다가왔다. 온가족과 함께 가족여행 겸 길을 떠났다. 비가 흩날리는 날씨 속에 대회는 강행되었다. 처음 출전하는 대회, 모든 것이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아내와 아들·딸의 응원 속에 바닷속으로 힘차게 뛰어 들었다.
5월의 바다는 아직 차가웠다. 잠수복을 입었지만 제법 한기가 느껴졌다. 바다수영은 실내 수영장과 달리 방향유지가 어려웠으며, 수백명이 한꺼번에 출발하다
보니 서로 엉키고 발에 부딪치는 혼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연습한데로 반환점을 향해 힘차게 팔을 저어 나갔다. 불
규칙한 파도와 바닷물의 짠 맛에서 옛날 생도시설 수영훈련의 추억을 느끼는 사이 반환점을 돌아 종착지점에 도착했다.
이어서 잠수복을 벗고 사이클을 탔다. 처음 통영대교로 향하는 언덕길을 오른다. 다리가 조금 무거웠지만 길가시민들의 환호에 힘입어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그래도 좋은(?) 사이클을 탄 사람들이 계속 추월해 나간다.
욕심내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크고 작은 언덕들이 수없이 나타났다 뒤로 물러간다. 중반이 지나 컨디션이 안정되면서 조금씩 속도를 내며 사람들을 추월해 나갈 수 있었다. 저렴한 자전거를 타고 이렇게 힘있게 달릴 수 있는 것은 그간 훈련을 착실히 해온 결과라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통영시 산양면 일대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는 길은 한산도와 한려수도를 아우르는 너무나 멋진 길이 었다. 옛날 해병대 1기 선배님(?) 이라는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 왜군을 무찌르던 바다, 한국전쟁 중 한국 해병대 단독 상륙작전이 펼쳐진 그 바다를 보면서 달리는 기분은 너무나 상쾌하였다. 가슴 벅찬 기쁨으로 흩날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달리다보니 어느덧 바꿈터에 도착했다.
마지막 달리기가 남았다. 달리기는 다른 종목보다 자신있는 종목이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5Km 지점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경련이 일었다. 속도를 늦추고 페이스를 조절하였다. 도로주변에 근육경력과 피로로 중도 포기한 사람들이 누워있다. 반환점을 돌면서 허벅지 경련이 사라지자 다시 힘을 모아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멀리 최종 골인지점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아들과 딸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기록은 2시간 49분, 목표했던
3시간대 완주를 달성하였다. 아내와 아이들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면서 2009년 목표했던 것중의 하나를 이루
었다는 감격이 찾아왔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 기분좋게 느껴지는 다리의 피로와 곤히 잠든 아이들을 보면서 또 다른 행복을 느낀다.
삶이 어렵고 생활이 팍팍하다할 지라도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이리라. 우리는 가끔 잊고 살지만‘가족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살아가는 일이 녹록치 않은 오늘, 82세 할아버지께서 완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
한다. 목표를 세우고 준비하고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해병이지 않은가? 해병이여!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라.
꿈은 꾸는 자의 몫이며 노력하는 자, 그 꿈을 이룰 것이다.
먼 훗날 고희 기념 철인3종 경기 출전을 목표로 오늘도 나는 달린다.

가족의 사랑과 함께...





TAG •

  1. notice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1000기 이전

    해병대는 현재 매월 1개 기수를 선발하여 양성하고 있다. 해병대는 교육단에서 신병교육을 실시한 1975년부터 2011년까지는 매월 2개 기수가 입대하였으나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월 2개 기수를 통합 1개 기수로 선발하여 양성하기 시작했다. 2012년 첫 입대한 기수는 1157기가 1...
    Date2021.08.24 By관리자 Views346353
    read more
  2. notice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1000기 이후 2009 - 2021년

    해병대 기수별 연도별 입대일자 2009년 - 2022년 해병대는 현재 매월 1개 기수를 선발하여 양성하고 있다. 해병대는 교육단에서 신병교육을 실시한 1975년부터 2011년까지는 매월 2개 기수가 입대하였으나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월 2개 기수를 통합 1개 기수로 선발하여 양성하기...
    Date2021.01.24 By관리자 Views304956
    read more
  3. No Image

    해병대와 철인 3종경기

    소령 조충현 (당시 해군대학 전쟁연습실에서 근무) 연초에 결심한 것 중 하나가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작년까지 마라톤 경기에 참가했는데 무언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자 생각해 낸 것이 철인3종 경기였다. 철인3종 경기는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쉼 없이 이어서 달리는 경기를 말한다. 극한 스포츠의 ...
    Date2010.05.26 By운영자 Views4288
    Read More
  4. 해병대 헌병대 - 구문굉

    해간35기 구문굉님 과거 해군 서울지구 헌병대는 서울에 사는 왼 만한 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상업은행 본점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고 옆으로는 남산 2호 터널이 뚫려 있어 그렇지, 옛날에는 남산 2호 터널도 생기지 않았고 바로 그 자리에 벨기인들이 지은 붉은 2층 벽돌집이 위엄 있게 버티고 있는...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3478
    Read More
  5. 1968 내가 만난 미 해병대 전우들 - 구문굉

    1. 나와 미 해병대원과의 첫 만남. 내가 개인적으로 미 해병대 장사병들과 처음 만났던 일들과 서로 교분이나 의기투합을 했던 일들을 상기해 보면 나의 경우 꽤 여러 미 해병들과 접촉을 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사실 나는 월남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각 보병중대에 두 명의 미 해병대 앵그리코맨이 파견 되어 있는 줄은 미...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5770
    Read More
  6. 곽해병의 해묵은 일기

    곽해병의 해묵은 일기 그시절 주월 한국군에게 고국으로 부터 오는 위문단은 삭막한 열대의 베트남 이국 전선의 한국군들 한테는 군생활의 활역소가 되었다고 하면 그 누가 이유달 사람 없으리라! 대개 고국에서 오는 그런 주월 한국군 위문단은 3등급으로 나눌수 있다. 1등급은 완전 잘나가는 일류 스타급 연예인 들이다. 2...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251
    Read More
  7. 잊혀진 해병대 내무생활 기억 - 영원해병

    잊혀진 해병대 내무생활 기억 - 영원해병 얌마! 박수병! 너 근무 나가! 오대 장성중의 하나인 "해병병장 고참병장 제대말년 병장 열외병장 양수병이 박수병 한테 명령했다. 때론 근무에 관한한 지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양수병이 쫄따구 박수병 한테 근무 나가라 마라 할 자격이 없는데, 가끔이면 지 맘대로 제대말년 고참수...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1290
    Read More
  8. 연평도로 날아간 국회 국방위의원들

    해병대 6여단은 적은 병력으로 백령도와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개 섬에 배치되어 서해 북방을 책임지는 한편수도권 2천만을 지키는 주요한 위치에 도사리고 북한의 도발을 응징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요즈음 북한의 태도는 한나라의 국가이기를 거부한 지구상에서 유일한 이단자의 길을 걷고 있다. 2차례의 핵실험...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456
    Read More
  9.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 펌

    In memory of my fallen comrade of 2nd ROK Marines Brigade (Blue Dragon), Whom my unit served with was part of. Park--Kim--Lee, and many others whose names I'll never know. But, I'll never forget. Sub Unit One, 1st ANGLICO, USMC." "나와 같이 소속되어서 싸웠던 대한민국 해병대 청룡부대의 내 전우들을 추...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295
    Read More
  10. 귀국

    ★ 월남전에 참전하고 돌아오시는 어느 해병대 선배님의 수기중 귀국부분입니다. 배가 다낭항을 출발하고 몇 시간 후부터 다시 멀미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멀미는 작년 월남에 올 때 보다도 더 심했다. 일년이 넘는 월남 생활에 심신이 많이 망가졌나보다....그래도 우리는 좋았다. 마냥 행복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4155
    Read More
  11. 쏟아지는 총탄에 멈춘 기관차… 장단역 시간도 거기서 멈췄다

    밀려드는 중공군 목숨바쳐 막아낸 해병대 776명 젊음도 함께 흘러 1000여 개의 총탄 자국, 무참히 일그러진 바퀴…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강 통일대교 앞. 육군 제1사단의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검문소를 지나며 임진강 왼쪽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었다. 1950년 12월 31...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692
    Read More
  12. No Image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 대대장님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 대대장님 - 해병대CD中에서 하교214기 이동원 긴 훈련소 생활 6개월을 마치고 실무부대에 처음 왔을때우리 부대는 난리가 났었다. 1992년 0월, 000지역으로 상륙기습훈련을 위해 해상이동을 하던 0중대가 소용돌이를 만나 보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소용돌이에 휩쓸린 해병대원 2명이 파도에 휩...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7596
    Read More
  13. No Image

    해병대의 여전사들!

    해병대 4기 해병공수 123차 첫 자격강하를 마치고 공수교육동기들과 철모에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 해병대 여군장교 1호 한경아대위 1사단 71대대 소대장 한진영 소위(2중대 2소대장)가 소대원과 함께 암벽 레펠을 하고 있다. 해병대 최초의 해외파병 여군 허정은(28세, 사후98기)대위 헌병대 여군장교 이수연 소위(해군사관...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6049
    Read More
  14.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 이영주 해병준장

    이영주 해병준장 우리는 평소 드라마나 스포츠를 즐겨본다. 여기에 극적인 변화나 반전이 없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세상사 역시 반전의 묘미가 있어 더욱 살맛 나는지 모른다. 70년대 고교야구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의 요소 중 하나가 역전승이었다. 그것도 9회 말 투 아웃에 펼쳐지는 역전...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2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Next
/ 27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