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oneshot.jpg

 

 

_os-01.jpg

해병대 저격교육에 위탁교육을 들어온 한국 해양경찰특공대 대원


저격수의 부활


“어디선가 탕 탕 총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적은 보이지 않고 아군의 사상자는 늘어만 갔다.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바짝 엎드려야 했다.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 더럭 두려움마저 느꼈다. 아마도 실제 전장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원도 인제·홍천에 위치한 육군 과학화훈련장에서 지난해 훈련부대로 참가, 전투를 벌였던 한 일선부대 장병이 털어놓은 전투훈련 소감이다.

“정확히 조준 사격을 할 때마다 상대는 하나 둘 쓰러졌다. 지휘관(자)과 공용화기 사수를 제압하자 순식간에 소대 병력이 우왕좌왕 무너졌다. 그들이 무작정 휘두르는 사격은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다만 어디선가 나를 노리고 있을 상대 저격수만이 위협이 될 뿐이었다.”

중대에 2명씩 편제돼 있는 전문 대항군 대대 저격수(습격조)로서 상대 부대당 평균 수십 명씩 저격한 한 장병의 말이다.

저격수가 육군 일선부대에서 부활했다. 지난해부터 육군의 전 야전부대에 소대당 1명씩 저격수가 잠정 편성됐고, 간접 전장 체험을 할 수 있는 육군 과학화훈련장에 훈련부대의 일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산악지역 소부대전투에서 저격수의 위력은 지휘관의 운용과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K2소총에 저격용 스코프를 달았을 경우 저격수의 존재 자체는 소부대전투의 흐름을 좌우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육군의 일선부대에는 저격수가 편성돼 있지만 전문 저격용 소총과 스코프가 아직 보급되지 않은 초기 상태다. 반면 해병대에는 수년 전부터 사·여단급은 물론 연대와 헌병특경대까지 전문 저격수를 양성, 체계화되어 있다. 장비 또한 전문 저격 소총인 독일제 SSG-3000과 SSG-69이며,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인해 해양경찰특공대에서도 위탁교육을 받을 만큼 한국군을 대표하는 저격수의 산실로 명성이 높다.

저격수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는 스나이퍼(Sniper)다. 스나이퍼는 18세기 도요새(Snipe) 사냥에서 나온 말이다. 작고 빨라 조준하기 어려운 표적을 사격한다는 의미로 처음 사용됐다고 한다.

훈련받은 사수가 장거리 사격용으로 전투에서 활약한 것도 이미 19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넬슨 장군이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전사한 것도 적의 저격수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저격수의 전성시대가 열린다. 소련의 핀란드 침공 때 핀란드군의 시모 하이하는 조준경을 장착한 M28소총으로 무려 542명의 소련 병사를 사살해 저격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6·25전쟁에서도 중공군과 북한군이 저격수를 대량 운용했다. 베트남전쟁에서도 공산 베트민군은 5개 대대마다 1개 저격소대를 배속·운용할 정도로 저격수 운용에 관심이 많았다. 1966년 대위 계급을 달고 백마부대 제28연대 소총 중대장으로 베트남전에 파병됐던 박종식(육사15기) 예비역 소장도 그의 저서 ‘보병 중대장’을 통해 베트콩이 아군 지휘관을 노리고 저격수를 운용한 사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저격수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으나 베트남전을 통해 저격수의 중요성을 인식, 해병대를 중심으로 저격수 운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수많은 전쟁에서 저격수들은 탁월한 명중률을 과시해 나름의 존재 가치와 효용성을 입증해 왔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적 1명을 사살하는 데 들어간 탄약은 7000발,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2만5000발, 베트남전에서는 5만 발이 소요됐다. 하지만 베트남전에서 저격수들이 적 1명을 저격하는 데 사용한 평균 탄약은 1.7발이었다.

저격수의 효과는 단순히 적을 사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2004년 11월 팔루자에서의 전례에서 보듯이 적 저격수에게 공격당할 경우 아군 보병들은 행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적 저격수가 나를 반드시 죽일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저격수 교관 김문우(53) 원사는 “저격수들은 지휘관이나 포병관측장교·통신병 등 전장에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요원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 인원 1명 손실 이상의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친다”며 “나아가 병력 집결지나 군수물자 집적소를 포착, 추가적인 화력지원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기 때문에 전장에서의 역할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2007.02.22 글=정호영·김병륜·사진=이헌구 fighter@dema.mil.kr 국방일보


TAG •

  1. 병무청, 해병대지원자까지 화상면접 확대

    병무청(청장 정석환)은 6월부터 해병대 모집병 지원자에 대해 화상면접을 전면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화상면접은 지난해 7월 공군을 시작으로 올해 2월부터 육군으로 확대하였으며, 7월부터는 해군까지 전 군(軍) 모집병 지원자에 대해 화상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병무청은 화상면...
    Date2021.06.02 Views1946
    Read More
  2. 흥남철수작전 주역 故 에드워드 포니의 손자 해병대교육훈련단서 리더십 강의

    지난 24일 해병대교육훈련단에서 흥남철수작전의 주역 고 에드워드 포니 미 해병대 대령의 친손자 네드 포니 씨의 초빙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해병대교육훈련단 제공 해병대교육훈련단이 지난 24일 부대 내 교육장에서 흥남철수작전의 주역 고 에드워드 포니 미 해병대 대령의 친손자 네...
    Date2018.08.26 Views1800
    Read More
  3. 흥남철수 영웅 포니 대령 후손 포항해병대 방문

    흥남부두 철수작전의 영웅으로 해병대1사단이 포항에 이전할 수 있도록 결정적으로 역할을 한한 고 포니 대령의 후손들이 지난달 29일 해병대를 방문했다. 부대를 방문한 포니 대령 외손녀 엘리스 크루그(60·여)와 증손자 벤 포니(31세)는 포니로와 역사관, 일월지 등을 찾아 포니 대령의 삶...
    Date2017.07.03 Views5383
    Read More
  4. No Image

    흑룡부대, 악천후 속 불굴의 해병정신 배양 백령도 장촌 해안 상륙기습훈련

    해병대 흑룡부대는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백령도 장촌 해안 일대에서 장병 3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륙기습훈련을 하고 있다. 상륙기습훈련은 해병대의 주 임무인 상륙작전의 숙달과 해병대 장병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 함양을 위해 실시하는 해병대 임무별 특성화 훈련으로 강도 높은 ...
    Date2013.07.25 Views4509
    Read More
  5. 흑룡부대 화상면회실

    서해최북단 흑룡부대 화상면회실 설치 화상면회로 병사도 부모도 모두 행복 “얘야 건강하지? 아픈 데는 없고?” 지난 8월 7일 해병대 흑룡부대의 진하린 이병(현,일병)은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 이은희씨의 모습이 컴퓨터 화면에 떠오르자 입이 귀에 걸릴 듯 표정이 환해졌다. “잘 있어요. 걱정...
    Date2010.08.12 Views6970
    Read More
  6. 휴가길에도 긴장감 감도는 연평도 해병대원들

    서해 5도 지역에 풍랑주의보가 해제 되면서 5일만에 여객선운행이 재개된 27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병대원들이 휴가를 떠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평도 = 이투데이 임영무 (darkroom519@etoday.co.kr)
    Date2010.12.27 Views8586
    Read More
  7. 휴가 중 해병대 입대 동기, 계곡 익수자 구조

    박원규 병장 사진 해병대 제공 유동원 병장 사진 해병대 제공 헤병대 입대 동기가 휴가 중 물에 빠진 민간인을 구조한 사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해병대 1사단 수색대대 소속인 박원규 병장과 동기생인 해병대 2사단 선봉여단 소속 유동원 병장 이...
    Date2024.08.19 Views23479
    Read More
  8. 휴가 중 국민 생명 구한 해병대 연평부대 이정우 일병

    해병대 연평부대 이정우 일병 사진 해병대연평부대 제공 휴가 중 온천에서 쓰러진 노인을 구조한 해병대원이 온천을 운영하는 호텔 관계자의 국민신문고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그 주인공은 해병대 연평부대 이정우 일병(병1274기). 이정우 일병은 2월 8일 휴가 중 강원도 양양 소재의 한 호...
    Date2022.02.24 Views15421
    Read More
  9. 휴가 중 100만원 든 가방 주워 주인 찾아준 '착한 해병' 해병대1사단 김성섭 해병

    해병대원이 휴가 중에 100만원이 든 가방을 주워 주인에게 찾아준 일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해병대 1사단 김성섭(21) 일병은 지난달 17일 휴가 중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울산공항 버스정류장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방을 주웠다. 가방에는 금팔찌, 진주목걸이, 백화점 상품권, 현금 등 10...
    Date2017.02.02 Views2271
    Read More
  10. 훈련위해 전역 연기한 해병대1사단 신용준·정창근·허예준 병장

    군 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전역을 미룬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장병들 군 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전역을 미룬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장병들. 왼쪽부터 허예준·신용준·정창근 병장. 사진 정영준 하사 부대와 전우들을 위해 전역을 연기하고 마지막 훈련에 참가하는 세 명의 해병...
    Date2023.04.20 Views13918
    Read More
  11.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제5부

    Date2010.05.18 Views2277
    Read More
  12.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제4부

    Date2010.05.18 Views2648
    Read More
  13.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제3부

    Date2010.05.18 Views2708
    Read More
  14.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2부

    Date2010.05.18 Views2757
    Read More
  15.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1부

    Date2010.05.18 Views3659
    Read More
  16.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제7부

    Date2010.05.18 Views2871
    Read More
  17. No Image

    훈련소24시 - 해병대교육훈련단 제6부

    Date2010.05.18 Views2590
    Read More
  18. 후임들에게 기술전하려 전역미룬 해병들

    후임들에게 기술을 전하기 위해 전역을 연기한 해병대원들, 권기영(왼쪽부터), 이경원, 이위성 병장. 사진제공 해병대 후임에게 기술을 전하기 위해 해병대원 3명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에 근무하는 이경원(22), 권기영(22),...
    Date2020.06.10 Views1784
    Read More
  19. 황우현 제38대 해병대 제1사단장 취임

    [포항] 제38대 해병대 제1사단장으로 황우현 소장(54)이 4일 취임했다. 해병대는 이날 포항 부대 연병장에서 황 신임 사단장의 취임식과 정병훈 전 사단장의 이임식을 가졌다. 황 사단장은 해군사관학교 37기 출신으로 해병대1사단 71대대장, 7연대장, 제주방어사령관, 국방부 근무지원단장, ...
    Date2013.11.05 Views7113
    Read More
  20. 황교안 국무총리,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과 '파이팅!'

    황교안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취임 후 첫 번째 군부대 방문지로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아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황 총리는 이날 평화공원을 찾아 고(故) 윤영하 소령 등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과 고(故) 서정우 하사 등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2명을 참배한 뒤 222전진기지대와 연...
    Date2015.07.12 Views32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3 Next
/ 15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