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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는 불과 380여 명의 보잘것없는 규모로 49년 4월 15일 창설됐다. 그리고 1년 뒤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6·25전9-1.jpg쟁이 발발했다. 이때 6·25전쟁의 전설적인 영웅 김성은 대령은 마치 준비하고 기다렸다는 듯 마산 진동리와 통영 전투에서 첫 승리의 개가를 올렸다. 이 승전보는 피란길에 나섰던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안겨 주었다.
마산 서북지역 진동리(현 마산시 합포구)와 통영지구 전투는 50년 8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45일간 벌어졌다. 진동리에서 한국해병대 김성은부대와 육군 민기식부대 및 전투경찰대 그리고 미 육군25사단과 미 해병 제1임시여단이 북한군 6사단 및 7사단과 83 모터사이클 연대에 맞서 싸웠다.

김성은부대는 8월 1일 봉암리 계곡을 거쳐 2일 새벽 2시 고사리지서에 지휘소를 설치했다. 예상대로 3일 밤 전차를 앞세운 적 차량부대가 접근하자 유인 사격으로 진격을 저지하고 이어 인민군 6사단 정찰대대를 궤멸시켰다. 같은 무렵 미 육군25사단이 진동리와 마산 간의 보급로 확보에 고전하던 8월 6일 새벽 인민군이 야반산을 점령함으로써 우리 병참선이 위협을 받게 됐다.

그러자 다시 김성은부대가 반격에 나서 야반산을 탈환하는 큰 전과를 올렸는데 이는 6·25개전 이래 최초의 반격작전으로 평가된다. 신생 해병대의 첫 전과에 고무된 손원일 해군 총참모장은 신성모 국방부장관을 거쳐 이승만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김성은부대 전 장병에게 국군 최초 1계급 특진의 영예를 주었다.

여기서 한 가지 밝힐 사실은 김성은부대가 인민군 6사단을 저지 격멸한 것은 당시 우리 육군 영남편성관구사령관이던 채병덕(전 육군총참모장) 소장을 하동 근처에서 7월 27일 전사하게 한 부대였으므로 이분의 원한을 우리 해병대 김성은부대가 보기 좋게 갚았다는 사실이다.

한편 이러한 마산 진동리 전투를 계기로 ‘귀신잡는 해병’이란 애칭이 생긴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 해병들은 이 애칭이 종군 여기자인 마게릿 히긴스(Marguerite Higgins)가 통영상륙작전을 보고 뉴욕 헤럴드 트리뷴(New York Herald Tribune)지에 쓴 기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기사는 남아 있지 않은 반면 진동리 전투의 UPI통신 인터뷰는 지금껏 보관돼 있어 그 타당성이 인정된다. 즉 진동리 전투가 계속되던 8월 5일 UPI에 소속된 한국인 등 4명의 기자들이 김성은부대 본부중대장인 안창관 중위와 입담이 좋은 염태복 상사를 인터뷰했고 이 같은 UPI통신의 인터뷰가 전 세계에 타전돼 여러 신문에 대서특필된 결과 한국전쟁 종군 취재로 명성이 높은 히긴스가 이를 보게 됐다.

그리고 그녀는 8월 23일 통영 상륙을 마친 김성은부대를 찾게 됨으로써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애칭이 한국 해병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그러니 이 애칭은 진동리 전투의 UPI통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진동리 전투가 국군 최초로 일계급 특진의 영광을 해병대에 부여했다면, 통영작전은 해군과 해병대의 최초 합동상륙작전이다.

또 진동리에서 우리 해병이 미 해병을 만남으로써 창설 초기의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행운을 잡았다면, 통영 상륙작전은 비록 엉성하기는 했지만 김성은부대장의 순발력 넘치는 지휘로 큰 승리를 거둬 그 후 인천상륙작전에 우리 해군과 해병이 함께 참가하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통영상륙작전 당시 나는 미국에서 우리 해군 전투함 도입을 마치고 704함의 부장으로서 태평양을 건너 50년 7월 25일 진해에 입항했고 다음날인 26일 이미 선착(先着)한 703함과 합류해 진동리 및 통영상륙작전 지원을 위해 투입됐다.

이렇게 해 김성은 선배와 나의 전쟁터 인연이 더욱 굳어져 갔다. 이 통영상륙작전에서 우리 해병대는 마치 귀신을 잡듯 ‘신출귀몰’하게 적을 물리쳐 상승(常勝)부대로서 승리의 발판을 다지고 또 6·25전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공정식 (예)해병대 중장 해병대전략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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