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마음만이지만 아들과 함께 행군하고 함께 훈련받고 함께 잠듭니다. 이만하면 저도 해병대 가족이죠?"
입소 후 21개월, 위문편지나 잠깐의 면회로만 듣던 아들 혹은 친구의 소식이 매일 들려온다면 어떨까. 몇 시에 일어나는지, 오늘은 어디에서 무슨 훈련을 하는지, 무엇을 먹고 어떤 전우들과 장난을 치는지까지 이제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두 인터넷의 힘이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무섭고 높기만 했던 해병대의 담을 허물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해병대 지역모임' '해병대 마린보이 가족' '해병대 마린천사' 등 다수의 해병대 관련 인터넷 카페가20140204_162040000.jpg 개설돼 있다. 아들이나 애인을 떠나보낸 이들을 위한 자리다. 회원들의 아이디 역시 '1180기 ○○엄마' 등 입소한 아들이나 친구의 해병대 기수를 나타내는 숫자를 사용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친목을 나누거나 사랑하는 이를 잠시 떠나보낸 아픔을 달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카페 게시물에는 해병대의 역사와 특징은 물론 장병들의 훈련 계획, 병영 일과, 하루 식단 등 일반인들이 알기 힘든 정보들이 가득하다. 회원들이 각자 해병대 홈페이지나 해병대 내 인맥 등을 동원해 알아낸 정보들이다. 해병대 사령부 역시 공식 블로그 '날아라 마린보이'를 운영하며 해병대 장병들의 훈련 일정과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런 정보들은 모두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훈련병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들에는 수백여 건의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해병대 정보 커뮤니티까지 등장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카페의 한 회원은 "아들을 보내고 힘들었는데 이렇게라도 매일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위안이 된다"며 "제대까지 17개월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아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실시간 병영 생활 노출로 인해 군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오히려 부모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는 것. 또 다른 인터넷카페 회원은 "아내가 아들의 훈련 일정을 체크하고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데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군 복무 기간조차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해병대 교육훈련단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훈련 일정을 확인한 일부 부모들은 행군이나 유격훈련 등 외부 훈련장소로 찾아와 멀리서 아들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며 "심지어 훈련 사진이 공개되면 '우리 아이가 원래 안경을 썼는데 왜 오늘은 없느냐' '많이 야위어 아파 보인다'는 등 문의전화도 빗발친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340&yy=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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