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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1사단 2여단 허용호 중위(진).jpg

해병대1사단 2여단 허용호 중위(진)

 

 

“수능 성적표 냄새가 나는 날이다.”

 

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 지도 6년이 지났지만, 친구들과 나는 12월이 되면 이런 말을 주고받곤 했다. 지난 9일은 수능 성적 발표일이었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20살 이전의 가장 큰 경쟁이라 할 수 있는 수능을 대부분 경험하게 된다.

 

나에게 수능이란 기억은 압박과 긴장이었다. 매일 4~5시간만 자면서 수능 공부를 했고, 한 번의 모의고사에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내가 봤던 2017학년도 수능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며 수능을 준비하는 해병들을 도와주고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에 진학 후 나는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은 공부 경험과 노하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관 전까지 약 300시간의 교육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임관 후에도 봉사를 계속하고 싶었으나 근무지인 포항에서는 마땅한 시설이 없어 봉사가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지난 4월 공보정훈병과 장교로서 병영도서관을 관리하던 중 수능 공부를 하는 해병들을 만나게 됐다. 해병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여단장님께 건의를 드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식사 후 수능 공부를 하는 해병들을 도와 멘토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수능 공부를 하는 해병들과 공부 방법, 시간 관리 등을 의논하며 가장 최선의 방안을 찾고자 했다. 때로는 진로 상담도 하며 가치관과 경험을 공유했고, 단순히 수능 준비만이 아닌 전역 후 인생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했다.

 

이번에 수능을 본 해병들이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해왔을지 정확히 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평일 과업이 끝나고 도서관에서 하루 적어도 3~4시간의 공부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그들의 의지와 끈기는 내 마음에도 뜨겁게 와 닿았다.

 

해병들의 열정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도 열심히 그들을 도울 수 있었고, 선순환이 일어났다고 자부한다. 1년 정도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다 군대에서 그런 일을 해낸다는 것은 더욱 대단하다. 그들의 수고에 진심 어린 박수를 건넨다.

 

문자가 왔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온 것 같습니다.” 답장을 했다. “이제 원서 잘 준비해 보자.”

 

아직 성적에 맞는 대학을 찾고, 학과를 선택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수능이라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수능을 치른 학생이든, 아닌 학생이든 행운이 깃든 미래를 응원하고 싶다.

 

“잘했고, 수고했어.” 명예롭게 전역하는 조영유 해병과 윤석훈 해병을 보내며, 나는 내년에도 수능이라는 도전을 당당하게 맞이할 새로운 해병들을 멘토링할 것이다. 벌써 그들을 응원할 내년 수능이 기대된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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